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 퇴임 앞두고 '완벽 변장' 모습 공개

현지 언론 "소탈한 대통령, 퇴임 전에 일반인 삶 경험"
7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7일(현지시간) 퇴임한 레우벤 리블린(71) 이스라엘 대통령이 일반인으로 변장한 모습이 공개됐다.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인 신베트는 대통령 이취임 날인 이날 리블린 대통령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장한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 리블린 대통령은 덥수룩한 검은 머리에 수염이 얼굴을 반쯤 덮은 중년 남성의 모습이다.

넓은 이마와 흰 머리칼, 깔끔하게 면도를 해 팔자주름이 드러난 원래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 보였다.
신베트는 "대통령은 보이지 않는 경호를 제공하는 요원들과 함께 몇 시간 동안 완전한 익명성을 누렸다"며 그동안 이스라엘을 위해 역할을 해준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영국의 팔레스타인 위임통치기인 1939년 예루살렘에서 태어난 그는 헤브루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변호사로 일했다.

1988년 크네세트(의회) 의원으로 선출된 이후 우파 정당인 리쿠드당 대표를 지냈고, 크네세트 의장도 거쳤다. 2014년 이스라엘의 1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에게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중심을 잡는 대통령 역할로 존경을 받았다.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해 강경한 민족주의적 입장을 유지했지만, 아랍계 이스라엘 주민의 권익을 지지했다.

국가 원수임에도 해외 출장 갈 때 일반인들과 뒤섞여 민간 항공기를 이용했고, 2015년 미국 방문 당시에는 뉴욕에서 워싱턴까지 기차를 이용하기도 했다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이 전했다. 이 신문은 "퇴임을 앞둔 대통령이 미리 일반 시민의 삶을 살아 본 것 같다"고 논평했다.

리블린의 뒤를 잇는 이스라엘의 11대 대통령으로 아이작 헤르조그(60)가 취임한다.

1983∼1993년 이스라엘의 6대 대통령으로 재직했던 하임 헤르조그(1997년 사망)의 아들인 아이작 헤르조그는 세계 유대인들의 '알리야'(이스라엘로 귀환)를 관장하는 이스라엘 유대 기구 의장을 맡아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