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역대 최고 성적' 도전, 김학범호, 결전지 도쿄 입성(종합)

1, 2차전 치를 가시마로 이동…22일 뉴질랜드와 대회 첫 경기
특별취재단 = 세계 최초로 9회 연속 올림픽 남자축구 본선 진출을 이룬 김학범호가 이제는 역대 최고 성적을 꿈꾸며 결전지 일본에 입성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올림픽대표팀은 2020 도쿄올림픽을 치르러 17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 오후 일본 나리타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인천을 떠난 항공기는 오후 1시가 채 되지 않아 착륙했으나 대표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거쳐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건 오후 4시 30분께였다.

착륙부터 입국장을 빠져나오기까지 4시간가량이 걸렸다. 인천공항에서는 별도의 행사 없이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나와 장도에 오르는 선수단을 잠시 격려하고 배웅했다.

나리타에 도착해서 대표팀은 곧장 입국장을 나서 준비된 차를 타고 첫 경기를 치를 가시마로 이동했다.

김학범 감독은 "잘할 겁니다"라는 짤막한 각오를 남겼다.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B조에 속한 한국은 오는 22일 오후 5시 가시마의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뉴질랜드와 대회 1차전을 치른다.

이후 25일 루마니아(가시마 스타디움), 28일 온두라스(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와 차례로 맞붙어 8강행을 가린다.
우리나라 남자축구는 1988년 서울 대회부터 9회 연속이자 통산 11번째 올림픽 그라운드를 밟는다. 역대 최고 성적은 홍명보 현 울산 현대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2년 런던 대회 동메달이다.

김학범호는 도쿄에서 9년 전 동메달을 뛰어넘어 새 역사를 쓰겠다는 각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1년 미뤄진 이번 대회에서 남자축구는 팀당 엔트리가 18명에서 22명으로 늘었다.

김학범 감독도 연령 제한이 없는 와일드카드 세 장을 모두 활용하면서 22명의 태극전사로 팀을 꾸렸다.

올림픽 예선을 겸해 치른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우승 멤버인 이동준, 이동경, 원두재(이상 울산), 정태욱, 정승원, 김재우(이상 대구), 김진규(부산), 김동현(강원), 김진야(서울), 송범근(전북) 등 김 감독과 오랫동안 호흡해온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 주역인 이강인(발렌시아)도 최종 엔트리 한자리를 꿰찼다.

와일드카드로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역시 와일드카드로 합류해 우승에 큰 힘을 보탠 스트라이커 황의조(보르도)와 유럽 무대에서 돌아온 미드필더 권창훈(수원)을 선택했다.

다만 소속팀으로부터 차출 허락까지 받아낸 '월드클래스 공격수' 손흥민(토트넘)을 부상 우려를 이유로 선택하지 않은 데다 거취가 정리되지 않은 중앙수비수 김민재(베이징 궈안)는 최종엔트리에 발탁했다가 결국 합류가 어려워지자 출국 전날 박지수(김천 상무)로 대체하는 등 매끄럽지 못한 모습도 있었다.
대표팀은 최종엔트리 확정 후 치른 아르헨티나(2-2 무승부), 프랑스(1-2 패)와 두 차례 평가전에서 1무 1패를 기록했다.

모두 올림픽 우승 경험이 있는 데다 도쿄 대회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한다면 한국과 맞붙을 가능성도 있는 강호들을 상대로 최종 리허설을 치러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은 수확이다.

하지만 수비 불안과 김 감독의 말처럼 "본선이었다면 큰일 날 뻔한 일"인 어이없는 실책 등으로 우려도 낳았다.

김 감독은 16일 프랑스와 경기를 마친 후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 믿으면서 준비하고, 경기하면서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꼭 승리하겠다"면서 "본선에서는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