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살아남을 사람" 김홍빈 대장 25년 지기의 간절한 바람

"내가 아는 김홍빈은 강한 사람입니다.

반드시 살아남을 겁니다. "
20일 장애 산악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하고 실종된 김홍빈(57) 대장의 25년 지기라는 A씨는 김 대장의 생존 소식을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고 있다고 했다.

김 대장은 현지 시각 19일 0시께 해발 7천900m 부근에서 크레바스(빙하나 눈 골짜기에 형성된 깊게 갈라진 틈)를 통과하다 조난된 뒤 위성 전화로 구조 요청을 보냈고, 캠프4에서 대기하던 러시아 등반대가 현지 시각 오전 11시께 조난 현장에 도착해 구조 작업을 펼쳤지만 구조에 실패한 상태다.

A씨는 "김 대장은 과거에도 그 어려운 상황을 모두 이겨낸 사람"이라며 "질긴 생명력을 가졌으니 반드시 살아남을 것"이라고 바랐다.
그가 기억하는 김 대장은 불굴의 산악인이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절에도 포기하지 않고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기어코 산행을 다녀오던 김 대장이었다.

"도전을 멈추지 않으면 꿈은 이뤄진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던 김 대장의 모습을 기억하며 A씨는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 대장은 열 손가락이 없는 장애에도 항상 밝은 모습으로 사람들을 대했다고 했다.

식사를 함께하는 비장애인 산악인들이 어찌할 바를 모를 때면 "포크 하나만 있으면 됩니다"라며 엄지와 검지 사이에 포크를 끼워 식사하던 그였다.

A씨는 "장애가 있어도 정말 구김이 없는 사람이었다"며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던 사람이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광주 무등산 등산로 초입에서 A씨가 운영하는 등산용품 매장 3층에는 '김홍빈과 희망만들기·김홍빈 희망나눔 원정대' 사무실이 차려져 있다.

주로 김 대장이 문을 여닫았다는 이 사무실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투명한 창문 너머로 보이는 사무실 안쪽에는 그의 업적을 나타내듯 수많은 상패와 사진들이 놓여 있었다.

A씨는 진열장 한가운데 활짝 웃는 김 대장의 캐리커처 그림처럼 웃는 모습으로 무사 귀환하길 바라고 있다.

지역민들도 김 대장의 생환을 간절히 염원했다. 무등산을 등반하던 한 70대 시민은 "뉴스를 통해 김 대장의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며 "꿈과 희망을 주던 그가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는 건 모두의 소망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