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사기'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1심 징역 25년(종합2보)

2대 주주 이동열·이사 윤석호 각각 징역 8년 선고
법원 "윤리의식 무시한 대규모 사기·자본시장 교란"
1조원대 펀드 사기 혐의로 기소된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김재현(51) 대표가 1심에서 징역 25년과 수백억원의 추징 명령 등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허선아 부장판사)는 2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대표에게 징역 25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하고 751억7천500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옵티머스 2대 주주인 이동열(46)씨와 이사 윤석호(44)씨는 각각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징역형 외에도 이씨는 벌금 3억원과 추징금 51억7천500만원, 윤씨는 벌금 2억원을 선고받았다. 앞서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김 대표에게 무기징역과 벌금 4조578억원, 1조4천329억원의 추징금을 구형했다.

이씨와 윤씨에게는 각각 징역 25년과 징역 20년 등을 구형했다.

법원은 먼저 김 대표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김 대표는 총 1조3천194억원 상당의 액수가 사기 혐의에서 유죄로 인정됐다.

그는 법정에서 2019년 1월까지는 문제가 된 펀드의 구조와 허위성을 자신은 알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피고인은 옵티머스의 대표로 이 사건 매출채권 펀드의 설정 및 운영에 직접 관여한 걸로 보인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씨와 윤씨 역시 매출채권 펀드에 관여한 시기가 김 대표보다 뒤늦은 지난해 3∼5월로 인정됐을 뿐,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됐다. 인정된 액수는 각각 702억원과 1천724억원에 달한다.

다만 재판부는 자본시장법상 이들이 편취한 이득액은 개별적·객관적 증거로 확인하기 어렵다며 산정할 수 없는 액수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형 배경을 밝히며 "이 사건은 금융투자업자로서 기본적인 신의성실의 의무와 윤리의식을 모조리 무시한 채 이뤄진 대규모 사기와 자본시장 교란"이라고 규정했다.

또 "5천억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안전상품으로 믿고 투자했던 여러 피해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줬으며 사모펀드 시장을 크게 위축시키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기망 행위로 펀드가 운용되는 것을 은폐하려 문서 위조도 서슴지 않았고, 조사가 임박하자 증거를 인멸할 전략을 의논하고 실행해 조사에 혼란을 줬다"며 "피해 금액이 얼마나 회수될지도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 등은 2018년 4월부터 작년 6월까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들로부터 약 1조3천526억원을 끌어모은 뒤 부실채권 인수와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에서 확인된 피해자만 3천200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는 법인·단체도 있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피해를 본 이들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변제되지 않은 피해 금액은 5천542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재판부는 기소된 펀드사기 금액 가운데 일부는 혐의가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한편 펀드 사기 과정에서 매출채권 양수도계약서, 이체확인증 등을 위조·행사한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된 송상희 옵티머스 사내이사와 유현권 스킨앤스킨 고문은 각각 징역 3년과 벌금 1억원, 징역 7년과 벌금 3억원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