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극적 참가' 한희주, 눈물 펑펑 "다들 '천운이'라고 불렀는데"

유도 국가대표 한희주, 우여곡절 끝에 출전한 올림픽에서 1라운드 탈락
"내 별명은 천운이, 더 늦게 추가 쿼터 받은 이성호 오빠는 만운이"
특별취재단 = 유도대표팀 여자 63㎏급의 간판 한희주(KH그룹 필룩스)는 2020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 '천운이'라고 불렸다. 한희주는 지난달 23일 국제유도연맹(IJF)에서 발표한 여자 63㎏급 올림픽 랭킹에서 28위를 기록하면서 체급별 상위 18위 선수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티켓을 놓치는 듯했다.

그러나 한희주는 체급별 1개 국가 1명 파견 규정과 쿼터 추가 선발 규정에 따라 천신만고 끝에 '올림픽 막차'를 탔다.

유도계 사람들은 한희주에게 천운이 따른다면서 '천운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한희주는 '천운'을 안고 27일 도쿄 일본무도관에 섰다.

올림픽은 그토록 꿈꿔오던 꿈의 무대였다.

한희주는 매트에 오르기 전 벅찬 감정을 느꼈다. 한희주의 표정은 살짝 떨렸다.

그는 "매트에 오를 때 울컥했다"고 말했다.

상대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티나 트르스테냐크(슬로베니아·세계랭킹 2위).
한희주는 세계 최고의 선수를 상대로 분전했다. 정규시간 4분 동안 지도(반칙) 2개를 받긴 했지만, 크게 밀리지 않았다.

승부는 골든스코어(연장전)로 이어졌다.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희주는 아깝게 패했다.

골든스코어 2분 14초에 안다리후리기 기술을 막아내지 못하며 올림픽 무대를 마무리했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한희주는 수 분 동안 인터뷰에 임하지 못했다.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그는 "경기에서 패해 아쉬운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지금까지 도와주셨던 분들의 얼굴이 파노라마처럼 떠올랐기 때문에 눈물이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선 내게 '천운이'라며 응원과 기도를 많이 해주셨다.

감사한 마음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한희주는 "조금 이따가 '만운이' 이성호 오빠가 출전하는데, 내 기운까지 모두 가져갔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남자 유도 81㎏급의 이성호(한국마사회)는 올림픽 출전 기회를 놓쳤지만, 지난 20일 기존 선수 한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추가로 올림픽 쿼터를 얻었다. 재밌게도, 올림픽 출전권을 추가로 받은 이성호와 한희주는 같은 날 경기를 치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