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지방 상하수도·도시철도 공기업 적자 급증

407개 지방공기업 손실 74% 증가…부채 54조원·부채비율 34.9%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지방 상하수도와 도시철도 공기업의 적자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 부채는 54조4천억원으로 1조9천억원 증가했으나 자본이 3조원 넘게 늘어 부채비율은 30%대를 유지했다.

29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지방공기업 2020년 결산 결과에 따르면 407개 지방공기업은 지난해 2조2천20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전년도 당기순손실(1조2천791억원)보다 73.6%(9천418억원) 늘어나며 적자 폭이 커졌다. 지방공기업 유형별 손실 규모를 보면 상수도 공기업이 4천416억원, 하수도 공기업은 1조5천256억원으로 각각 전년도보다 129.8%, 25.2% 증가했다.

도시철도 공기업 손실은 1조8천235억원으로 69.5% 늘었다.

상하수도 공기업의 경우 요금 현실화율이 낮아지는 가운데 코로나19 관련 수도요금 감면, 요금인상계획 유보·취소로 당기순손실이 커졌다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상수도 요금 현실화율은 2016년 82.1%에서 계속 떨어져 2019년 79.1%, 지난해에는 74.1%였다.

하수도 요금 현실화율도 2018년 49.9%, 2019년 48.8%, 지난해 46.1%로 하락세다.

지난해 상수도 공사는 1천79억원, 하수도 공사는 517억원의 요금을 감면했다. 도시철도 역시 낮은 요금 현실화율과 코로나19 사태 속 재택근무 증가에 따른 수송 인원과 운송수익 감소로 적자가 악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도시철도 요금 현실화율은 2019년 54.4%에서 지난해 38.2%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수송인원은 25억3천600만명에서 18억2천600만명으로 감소했다.

이에 비해 공영개발공사(5천766억원)와 도시개발공사(9천169억원), 기타공사(779억원)는 용지매각 수익성 향상, 잔여용지 분양, 주택분양 수익 증가 등으로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407개 지방공기업의 부채 규모는 54조4천억원으로, 전년도보다 3.6%(1조9천억원) 늘었다.

2016년 68조1천억원이던 지방공기업 부채는 상하수도 차입금 상환과 주택도시공사·도시개발공사 부채 상환으로 2017년 52조3천억원으로 줄어든 이후 2018년 52조5천억원, 2019년 52조5천억원 등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다시 증가했다.

이는 서울교통공사가 경영난으로 공사채를 발행하는 등 지난해 도시철도공사 부채가 8조3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30.7%(1조9천억원) 급증한 영향이 컸다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지방 공기업의 자본 규모는 156조원으로 전년보다 3조2천억원 증가했다.

공영개발·도시개발공사에서 사업을 진행하며 출자금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행안부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부채와 자본을 합친 자산 규모는 210조원으로 5조1천억원 늘었다.

부채비율(자본 대비 부채)은 34.9%로 전년도보다 0.5%포인트 올랐다.

지방공기업 부채비율은 2016년 57.9%, 2017년 41.6%, 2018년 37.3%, 2019년 34.4% 등으로 하락하다가 지난해 소폭 상승했다. 박재민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상하수도와 도시철도 등의 경영난에도 부채비율은 30%대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