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동풍' 31억원에 팔려…생존작가 최초 30억원 돌파(종합)

거세지는 '이우환 바람'…"이우환 넘어선 이우환" 두 달 만에 개인 기록 경신
'Winds' 시리즈는 BTS RM이 좋아하는 작품…전체 최고가는 김환기 붉은 점화 작품

국내 현대미술 거장 이우환 화백의 작품이 경매에서 국내 생존작가 중 처음으로 30억 원을 넘는 금액에 팔렸다.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은 전날 열린 제162회 미술품 경매에서 이우환의 1984년 작품 'East winds'(동풍)가 31억 원에 낙찰됐다고 25일 밝혔다.

서울옥션 측은 "한국 생존 작가 중 미술 시장에서 30억 원을 넘긴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우환이 지난 6월 서울옥션에서 경매에서 기록한 자신의 작품 최고가 22억 원을 두 달 만에 경신한 것이다. 해당 작품은 1975년 나온 '점으로부터(From Point)'였다.

'East Winds'는 자유로운 운율과 역동적인 리듬을 보여주는 이우환의 'Winds'(바람) 시리즈 중에서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이처럼 이우환의 작품은 지난해부터 미술 시장에서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작년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김환기를 제치고 미술품 경매 낙찰 총액 정상을 질주 중이다.

이우환의 'Winds' 연작은 미술 애호가인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이 공개적으로 호감을 드러낸 작품으로도 화제가 됐다.

RM은 지난 2019년 부산시립미술관 '이우환 공간'을 찾아 방명록에 "잘 보고 갑니다. 선생님. 저는 '바람'을 좋아합니다"라고 썼다.
이번 서울옥션 경매는 올해 두 번째로 낙찰 총액 200억 원을 넘기며 당분간 미술 시장이 당분간 호황을 보일 것이란 기대를 불렀다.

낙찰 총액은 약 203억 원, 낙찰률은 86.3%였다.

전체 최고가는 국내 추상미술 선구자인 김환기의 작품이 기록했다.

김환기가 1971년도에 제작한 일명 붉은 점화로 불리는 '1-Ⅶ-71 #207'은 40억 원에 낙찰됐다.

이 작품은 김환기가 말년에 제작한 전면 점화로 리듬감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그의 전면 점화 중 붉은색은 희소해 가치가 높다.

김환기의 스케치와 선면 추상 작품 등 그의 출품작들은 모두 낙찰됐다고 서울옥션은 전했다.

이밖에 국내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도 호응을 얻었다. 인물과 공간을 순수하고 단순하게 표현하는 문형태의 'Diamond'(2018)가 4천만 원에, 즉흥적인 붓 터치와 강렬한 색채가 특징인 우국원의 'Tah-Dah'(2018)가 1억 200만 원에 각각 팔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