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설치 협력업체 직원 숨진 채 발견…"경제적 어려움"

유명 승강기 제조업체의 협력업체 소속 40대 근로자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중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6일 인천 삼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7시께 인천시 부평구 한 아파트에서 현대엘리베이터 협력업체 직원 A(45)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아내는 숨진 남편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으며 현장에서는 극단적 선택에 사용하는 물품이 나왔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현대엘리베이터 승강기 설치 협력업체 소속으로 최근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아내는 경찰에서 최근 남편이 일을 못 해 급여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으며 저녁때마다 힘들어하며 술을 마셨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지난 7월 다른 현대엘리베이터 협력업체에서 이직하면서 8월 급여로 120만원을 받았다.

게다가 A씨 소속 업체를 포함한 현대엘리베이터 협력업체의 승강기 설치 소장들이 지난달 23일 설치 도급비 인상을 요구하며 작업 중단을 시작해 향후 급여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협력업체 소장단은 현대엘리베이터가 2019년께 설치 도급비를 대폭 줄여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인상 요구에는 제대로 응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작업 중단을 통보했다.

반면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A씨가 소속된 업체에 설치 도급비를 지급했으며 이달 10일 A씨에게 300만원이 지급될 예정이었다"며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도급비를 매년 평균 8.9%씩 인상했으며 2019년 4.3%가 줄긴 했으나 지난해 다시 2.9%를 인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장단은 지난 7월에 2022년 도급비 70%대 인상을 요구했다"며 "협상에 응하겠다고 했으나 일방적으로 작업 중단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A씨 시신 부검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