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골프 같이 칠 여자친구 찾아요"…요즘 뜨는 '썸' 트렌드 [이슈+]

온라인 커뮤니티 통한 '번개팅' 유행
"스크린 골프로 '애인' 사귄 동료 多"
"호감 느끼면 식사·술자리로 이어져"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의 여파로 MZ세대(밀레니얼 + Z세대) 사이에서 스크린 골프가 인기 스포츠 중 하나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썸'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다. 스크린 골프를 매개로 만남을 시작하는 20·30대 청춘남녀가 상당수 존재하는 모습이다.

골프를 시작한 지 4개월이 지났다는 30대 남성 A 씨는 한경닷컴에 "직장 동료 중 스크린 골프를 통해 여자친구를 사귄 사람들이 꽤 있다"며 "아무래도 공통의 관심사가 있다 보니 소위 썸을 타기도 훨씬 수월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국내 스크린 골프 업체인 골프존에 따르면 지난해 1월~7월 대비 올해 같은 기간 20대 회원 수는 146%, 30대는 260%가 늘었다. 'MZ세대'로 대표되는 20·30대 젊은층 사이에서 스크린 골프가 얼마나 큰 인기를 끌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수치다.

직장인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살펴봐도 이러한 트렌드는 한눈에 드러난다. 서로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갑자기 만나는 '번개팅'의 형태로 스크린 골프를 함께 칠 이성을 찾는다는 글이 시시각각으로 올라온다.

A 씨는 "스크린 골프 번개를 찾는 글을 찾아보는 건 어렵지 않으며 실제로 만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면서 "처음 만나면 어색하기 마련이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의 운동을 하며 대화를 나누다 보니 좀 더 자연스러운 느낌이 드는 것 같다"라고 했다.
사진=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캡처
새로운 이성을 만나기에 스크린 골프만 한 매개체가 없다는 '예찬론'을 펼친 사람도 있었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20대 남성 B 씨는 "스크린 골프를 칠 때의 분위기에 따라 다르지만 서로 호감을 느꼈을 때는 식사나 술자리로까지 이어지고는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팅이나 소개팅은 뭔가 이야기를 짜내야 하는 데 스크린 골프를 통한 만남은 그런 부분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면서 "18홀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충분한 시간이 보장되기 때문에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매력 어필을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