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제비심장·1차원이 되고 싶어

특성 없는 남자·나와 밍들의 세계

▲ 제비심장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비롯해 입양아, 철거민, 강제 이주 고려인 등의 삶을 다뤄온 작가 김숨의 새 장편소설.
이번에는 조선소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김숨 소설에 조선소 노동자들이 등장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발표한 '철' 이후 13년 만에 다시 조선소 이야기를 썼다.

대한민국은 세계 1등 조선 강국으로 재도약하고 있지만, 조선소의 노동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김숨은 사고와 위험이 곳곳에 도사린 조선소의 현실을 드러낸다.

소설 속 노동자들은 일하다가 다치고 죽기도 한다.

달라진 것도 있다. 조선소에서 같이 일해도 정규직, 하청업체 소속, 하청업체에서 재하청을 받는 노동자로 나뉜다.

여성과 외국인 노동자도 등장한다.

하루살이 노동자들의 현실을 그린 소설은 단지 조선소의 이야기로만 읽히지 않는다. 1997년 대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김숨은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이상문학상, 김현문학패 등을 받았다.

문학과지성사. 384쪽. 1만4천원.
▲ 1차원이 되고 싶어 = 2019년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으로 젊은작가상 대상, 올해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신동엽문학상을 받은 박상영의 첫 장편소설.
한국문학의 주목받는 젊은 작가 중 한 명인 박상영은 청춘 세대의 삶과 사랑을 특유의 유머를 섞어 그린 퀴어 소설을 선보여왔다.

이번 소설은 2000년대 초반 한국의 지방도시 D시를 배경으로 한 10대 퀴어의 이야기다.

남들과 다른 성 정체성을 가진 '나'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동성 친구 '윤도'에게 사로잡히고, 두 사람은 특별한 관계를 만들어간다.

소설은 퀴어 로맨스이자 성장기이면서 미스터리 스릴러물의 틀을 갖췄다.

현재의 '나'는 알 수 없는 누군가로부터 D시 호수에서 백골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로부터 과거의 비밀을 둘러싼 서사가 이어지고, '나'는 옛 기억을 되살리면서 그때의 자신과 다시 마주하게 된다.

문학동네. 412쪽. 1만4천800원.
▲ 특성 없는 남자 = 20세기 가장 중요한 독일어 소설 중 하나로 꼽히는 로베르트 무질(1880~1942)의 작품. 3권과 1~3권 합본 양장판이 동시에 출간됐다.

3권은 2013년 1·2권이 번역된 지 8년 만에 나왔다.

1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기 직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내부의 문제적 인물들을 담은 소설로, 유럽이 처한 정신적 위기 상황을 이야기가 아닌 사유로 담아낸 독특한 작품이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조이스의 '율리시스'와 더불어 3대 모더니즘 걸작으로 평가된다.

안병률 옮김.
북인더갭. 3권 540쪽 1만7천원. 1~3권 합본 1천8쪽 4만2천원.
▲ 나와 밍들의 세계 = 주목받는 과학소설(SF) 작가 8명의 창작 단편을 모았다.

우주와 양자역학, 인공지능과 로봇 등을 소재로 상상한 미래 세계를 선보인다.

양진 '나의 단도박 수기', 김유정 '나와 밍들의 세계', 박하루 '최애 아이돌이 내 적수라는데요?', 연여름 '시금치 소테', 남세오 '피드스루', 천선란 '초인의 나라', 김성일 '라만차의 기사', 배지훈 '유니크' 등이 실렸다. 황금가지. 376쪽. 1만3천800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