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변희수 사건' 군의 항소 결정에…"반성 없고 뻔뻔하다" 비판

군인권센터 등 "법무부 결정 지켜보겠다"
고(故) 변희수 전 하사의 전역 처분이 부당하다고 본 1심 판결에 군 당국이 항소하기로 하자 시민단체들은 20일 법무부의 결정을 주시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군인권센터와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등은 이날 연합뉴스에 군 당국의 항소 지휘 요청에 대한 법무부의 결정을 우선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별도 입장문을 내는 대신 우선 신중한 입장을 취한 것이다.

군인권센터는 전날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소 포기를 촉구한 바 있다. 군 당국의 항소 방침을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차제연) 공동집행위원장은 "군의 항소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반성이 없고 뻔뻔하다"고 비판했다.

장 위원장은 "자신들(군)이 옳았다는 주장을 확인받기 위한 조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게 화가 나고 분노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7일 대전지법 행정2부(오영표 부장판사)가 변 전 하사가 생전에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사건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국방부는 이날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겠다며 법무부에 항소 지휘 요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이를 승인하면 항소 절차가 본격 개시된다. 모 육군부대 소속이던 변 전 하사는 2019년 휴가 중 외국에서 성전환수술(성확정수술)을 받고 돌아와 '계속 복무'를 희망했지만, 군은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지난해 1월 전역을 결정했다.

변 전 하사는 재심사를 요구하며 지난해 2월 육군본부에 인사소청을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첫 변론 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