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남욱 8시간 조사…檢, '대장동 배임' 집중 추궁

대질조사·녹취록 제공 없어…유동규 기소 앞두고 '혐의 다지기'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가 20일 검찰에 소환돼 장시간 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후 1시 17분께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던 김씨는 오후 9시 56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김씨는 조사 내용과 피의자들 간 대질조사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에 "죄송하다"는 답변만을 남긴 뒤 차를 타고 검찰청을 떠났다.

남 변호사 역시 이날 오후 1시 45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밤 10시까지 8가량 조사를 받았다. 지난 18일 새벽 귀국한 후 3일 연속 장시간 조사를 받은 그는 지친 기색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사실관계를 잘 소명했다.

죄송하다"며 황급히 현장을 벗어났다.
검찰은 이날 김씨, 남 변호사와 함께 '대장동 4인방'인 정영학 회계사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모두 불러 조사했다. 다만 이날 조사에서는 이들 간 대질 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증거 중 하나인 '정영학 녹취록'도 피의자들은 듣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검찰 조사의 초점은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배임 혐의에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유 전 본부장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성남의뜰 주주 협약서에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넣지 않아 민간 사업자에 막대한 이익이 돌아가게 하고 성남시에 그만큼 손해를 입힌 것으로 판단했다.

김씨의 구속영장과 남 변호사의 체포영장에도 이 같은 유 전 본부장 범행에 공모했다는 내용이 범죄사실로 포함됐다.

검찰은 김씨와 남 변호사를 상대로 이러한 사업 구조가 만들어진 배경과 진행 과정 전반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 기소를 앞두고 '혐의 다지기'에 주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조만간 김씨와 남 변호사를 다시 불러 '50억 로비' 등 다른 의혹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