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COMPANY] 에임메드가 만든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임상 닻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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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포스트 자회사인 에임메드가 오는 11월부터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솜즈(Somzz)’의 임상을 시작한다. 솜즈는 불면증에 대한 표준 치료법인 인지행동치료를 앱(응용 프로그램)으로 구현한 것이다. 2019년 에임메드에 최고의학책임자(CMO)로 합류해 솜즈 개발을 주도한 김수진 상무를 만났다.에임메드의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의 확증임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고려대안암병원에서 만성 불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임상을 진행한다. 김수진 에임메드 상무는 “신청 56일 만에 빠른 승인을 얻어낸 것은 의미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주목할 만한 부분은 확증임상에 앞선 탐색임상 없이 에임메드가 곧장 확증임상에 돌입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김 상무는 “불면증의 표준 치료방법인 인지행동치료를 앱으로 제공했을 때 충분한 치료효과가 있었다는 해외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식약처가 인정해 임상에 가속도가 붙었다”고 말했다.
수면 제한요법이 핵심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솜즈의 작용 기전은 정신과 의사가 대면으로 불면증 환자에게 제공하는 인지행동치료에 근거했다. 정신과 전문의이기도 한 김 상무는 “2018년까지 환자를 보며 경험한 노하우를 솜즈에 녹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낮잠을 길게 자면 밤잠이 안 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불면증 치료의 시작은 엉뚱한 시간에 자는 시간을 빼는 것, 즉 수면제한요법”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신과 의사가 불면증 환자와 면담하며 알려주는 불면증 치료에 꼭 필요한 정보를 환자 입장에서 거리낌 없이 수용하게끔 담았다”며 “디지털 치료제의 차별성은 환자의 경험(UX)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가령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페어테라퓨틱스의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솜리스트’ 또한 정신과의 인지행동치료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솜즈는 과연 솜리스트와 다를 수 있을까. 김 상무는 “같은 인지행동치료요법이라도 치료자의 역량에 따라 치료 효능은 달라질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환자가 의사와 면담하듯 상호작용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효능과 순응도가 달라져 충분히 차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병원에서 환영받는 디지털 치료제
김 상무는 “불면증 등을 적응증으로 하는 디지털 치료제가 나오면 환자와 의사, 사회가 모두 ‘윈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이익집단이 모두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한번 도입되기 시작하면 그 파급 속도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도 했다. 가령 환자와 병원은 디지털 치료제를 처방하면 향정신성의약품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치료 방법의 다양성이 확보되는 것이다.김 상무는 “본래 불면증에 대한 1차 치료요법은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하는 것이 아닌 인지행동치료”라며 “인지행동치료가 우선순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낮은 수가 문제 등 때문에 의사가 처방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불면증을 적응증으로 한 인지행동치료는 2018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하지만 진료에 시간이 30분 이상 듦에도 수가가 낮아 실제로 인지행동치료를 하는 정신과 전문의가 많지 않았다는 것이 김 상무의 설명이다. 진료에 사실상 1시간 가까이 시간이 걸리는데 수가가 낮다 보니, 10분 내로 빠르게 상담을 끝내고 약물을 처방하는 게 일반적인 치료방법이 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인지행동치료는 따로 의사가 훈련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정신과 의사라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치료법이 아니다.
하지만 디지털 치료제는 의사가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를 위한 별도 훈련을 받지 않고도 처방이 가능하다. 김 상무는 “실제 의료환경이 이렇다 보니 같은 의사 눈으로 봐도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솜즈는 약 6~9주간 사용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앱을 통해 불면증 환자의 행동을 중재 및 제한하고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김 상무는 “평균적으로 50% 정도인 의약품의 복용순응도도 문제”라며 “디지털 치료제는 환자가 처방받은 대로 사용했는지 아닌지를 추적할 수 있어 복용순응도를 일반 약물보다 높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또 “스마트폰의 사용 패턴을 보거나 하는 식으로 환자의 불면증 중증도를 매일 추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주일마다 병원을 찾는 기존 방식 대비 더 효율적이면서도 정확하게 환자 상태를 파악하고 처방을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엔 비급여로 처방 가능할 듯
에임메드는 확증임상 결과가 나오는 대로 내년 중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것이 목표다. 품목승인을 받은 뒤엔 신의료기술로 등재한 뒤 비급여로 우선적으로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후엔 급여화를 통해 건강보험이 적용되도록 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김 상무는 “솜즈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비용효과성 근거를 바탕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치료제로서 급여적정성을 검토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임메드의 차기 파이프라인은 과잉행동장애(ADHD) 디지털 치료제다. 김 상무는 “미국에선 ADHD 디지털 치료제가 이미 FDA 승인을 받은 만큼 임상 결과가 풍부하다”며 “ADHD 디지털 치료제 또한 현재 세종 충남 대병원과 탐색임상 중이며, 유효성 검증 후 신의료기술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에임메드는 검진센터와 보험사 등을 연계해 병원의 안팎에서 질병예방과 치료, 관리를 아우르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상무는 “그에 앞서 정신건강 영역 전반에서 디지털 치료제의 새로운 가치를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사정보
설립일 1999년 10월
상장여부 비상장
주요사업 건강관리 솔루션, 의료기기·진단시약 개발 및 판매, 디지털 치료제 개발
‘솜즈ʼ, 본게임은 내년부터
by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대표
에임메드는 국내 보험사 대상의 헬스케어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회사다. 다수 보험사를 대상으로 건강증진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B2B 사업부문을 안정적으로 영위 중이다. 또한 최근 각광받는 디지털 치료제 분야에서 국내 손꼽히는 선발주자다. 불면증, ADHD 등에 대한 다수의 디지털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솜즈’는 내년 인허가를 목표로 11월부터 확증 임상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이우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0월호에 실렸습니다.
수면 제한요법이 핵심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솜즈의 작용 기전은 정신과 의사가 대면으로 불면증 환자에게 제공하는 인지행동치료에 근거했다. 정신과 전문의이기도 한 김 상무는 “2018년까지 환자를 보며 경험한 노하우를 솜즈에 녹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낮잠을 길게 자면 밤잠이 안 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불면증 치료의 시작은 엉뚱한 시간에 자는 시간을 빼는 것, 즉 수면제한요법”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신과 의사가 불면증 환자와 면담하며 알려주는 불면증 치료에 꼭 필요한 정보를 환자 입장에서 거리낌 없이 수용하게끔 담았다”며 “디지털 치료제의 차별성은 환자의 경험(UX)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가령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페어테라퓨틱스의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솜리스트’ 또한 정신과의 인지행동치료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솜즈는 과연 솜리스트와 다를 수 있을까. 김 상무는 “같은 인지행동치료요법이라도 치료자의 역량에 따라 치료 효능은 달라질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환자가 의사와 면담하듯 상호작용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효능과 순응도가 달라져 충분히 차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병원에서 환영받는 디지털 치료제
김 상무는 “불면증 등을 적응증으로 하는 디지털 치료제가 나오면 환자와 의사, 사회가 모두 ‘윈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이익집단이 모두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한번 도입되기 시작하면 그 파급 속도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도 했다. 가령 환자와 병원은 디지털 치료제를 처방하면 향정신성의약품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치료 방법의 다양성이 확보되는 것이다.김 상무는 “본래 불면증에 대한 1차 치료요법은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하는 것이 아닌 인지행동치료”라며 “인지행동치료가 우선순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낮은 수가 문제 등 때문에 의사가 처방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불면증을 적응증으로 한 인지행동치료는 2018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하지만 진료에 시간이 30분 이상 듦에도 수가가 낮아 실제로 인지행동치료를 하는 정신과 전문의가 많지 않았다는 것이 김 상무의 설명이다. 진료에 사실상 1시간 가까이 시간이 걸리는데 수가가 낮다 보니, 10분 내로 빠르게 상담을 끝내고 약물을 처방하는 게 일반적인 치료방법이 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인지행동치료는 따로 의사가 훈련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정신과 의사라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치료법이 아니다.
하지만 디지털 치료제는 의사가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를 위한 별도 훈련을 받지 않고도 처방이 가능하다. 김 상무는 “실제 의료환경이 이렇다 보니 같은 의사 눈으로 봐도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솜즈는 약 6~9주간 사용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앱을 통해 불면증 환자의 행동을 중재 및 제한하고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김 상무는 “평균적으로 50% 정도인 의약품의 복용순응도도 문제”라며 “디지털 치료제는 환자가 처방받은 대로 사용했는지 아닌지를 추적할 수 있어 복용순응도를 일반 약물보다 높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또 “스마트폰의 사용 패턴을 보거나 하는 식으로 환자의 불면증 중증도를 매일 추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주일마다 병원을 찾는 기존 방식 대비 더 효율적이면서도 정확하게 환자 상태를 파악하고 처방을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엔 비급여로 처방 가능할 듯
에임메드는 확증임상 결과가 나오는 대로 내년 중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것이 목표다. 품목승인을 받은 뒤엔 신의료기술로 등재한 뒤 비급여로 우선적으로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후엔 급여화를 통해 건강보험이 적용되도록 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김 상무는 “솜즈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비용효과성 근거를 바탕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치료제로서 급여적정성을 검토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임메드의 차기 파이프라인은 과잉행동장애(ADHD) 디지털 치료제다. 김 상무는 “미국에선 ADHD 디지털 치료제가 이미 FDA 승인을 받은 만큼 임상 결과가 풍부하다”며 “ADHD 디지털 치료제 또한 현재 세종 충남 대병원과 탐색임상 중이며, 유효성 검증 후 신의료기술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에임메드는 검진센터와 보험사 등을 연계해 병원의 안팎에서 질병예방과 치료, 관리를 아우르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상무는 “그에 앞서 정신건강 영역 전반에서 디지털 치료제의 새로운 가치를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사정보
설립일 1999년 10월
상장여부 비상장
주요사업 건강관리 솔루션, 의료기기·진단시약 개발 및 판매, 디지털 치료제 개발
‘솜즈ʼ, 본게임은 내년부터
by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대표
에임메드는 국내 보험사 대상의 헬스케어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회사다. 다수 보험사를 대상으로 건강증진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B2B 사업부문을 안정적으로 영위 중이다. 또한 최근 각광받는 디지털 치료제 분야에서 국내 손꼽히는 선발주자다. 불면증, ADHD 등에 대한 다수의 디지털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솜즈’는 내년 인허가를 목표로 11월부터 확증 임상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이우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0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