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최희연 "숙명이자 숙제였던 베토벤, 이젠 축복"

베토벤 소나타 앨범 출시…7일 예술의전당서 기념 공연
"베토벤은 숙명이자 숙제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축복입니다. "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최희연(51)이 만 3년 만에 베토벤 소나타를 담은 새 앨범 '베토벤-더 그레이트 소나타'와 함께 돌아왔다.

음반에는 베토벤 중기의 걸작으로 꼽히는 '폭풍', '발트슈타인', '열정' 세 곡을 담았다.

2002년부터 4년에 걸쳐 진행한 첫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시리즈를 통해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각인된 그는 2015년부터 베토벤 소나타 전곡 녹음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3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앨범에 대해 "폭풍, 열정, 발트슈타인은 극적인 요소가 많아 그 자체를 하나의 심리극으로 볼 수 있을 정도다.

이들 세 작품은 코로나로 이어진 오랜 격리 기간을 통해 나에게 새로운 해석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로 콘서트도 없고 다른 아티스트와의 만남도 끊기면서 전반적으로 쉬게 됐다. 그러면서 이 세 개 소나타의 전형적인 해석에서 벗어나 나만의 해석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음악의 기본과 이론에 대해 많은 것이 부족했는데, 베토벤을 하면서 그런 것들을 발견하고 다시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음반은 팬데믹 시기인 작년 10월과 올해 7월 두 차례에 걸쳐 독일에서 녹음했다. 그는 "당시 독일의 코로나 상황이 많이 안 좋았다.

비자를 받기 위해선 왜 이 녹음을 꼭 진행해야 하는지 증빙을 해야 했다.

다시 못할 경험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 베토벤 소나타 전곡 32곡 중 17곡의 녹음을 마쳤다.

2023년까지 나머지 15곡 녹음을 완료하겠다고 밝힌 그는 이 작업을 지속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에서 만들어준 '스페셜리스트'여서 이 사회에 보은할 방법이 음반을 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7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앨범 발매 기념 리사이틀도 연다.

공연은 앨범과 제목이 같지만 프로그램은 다르다. 그는 이번 독주회에서 '폭풍'과 '발트슈타인', 22번 소나타, 31번 소나타를 들려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