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찾은 슬로바키아 대표단 "대만을 지지한다"(종합)

"대만과 동등한 파트너 될 준비돼 있어"
대만을 찾은 슬로바키아 대표단은 6일 "대만을 지지한다"며 "대만과 동등한 파트너가 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대만중앙통신(CNA)에 따르면 대표단을 이끈 카롤 갈렉 슬로바키아 경제부 정무차관은 이날 대만-슬로바키아 경제협력 위원회에서 "슬로바키아는 좋을 때 뿐만 아니라 현재 팬데믹 상황과 같은 어려운 때에도 대만과 동등한 파트너가 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슬로바키아는 대만을 지지한다"는 말을 중국어로도 표현하며 거듭 강조했다.

또 루시아 키스 슬로바키아 외교부 국장은 "이번 회담은 양국 부처 간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협의의 물결을 연다"며 "이는 양국 관계의 중요한 역사적 행사"라고 말했다. 이어 "슬로바키아 대표단이 팬데믹에도 대만을 찾은 것은 대만과 경제 관계를 심화하고 향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슬로바키아 대표단의 방문은 올해 들어 유럽 국가들이 잇따라 대만과의 교류 강화에 나서는 가운데 이뤄졌다.

앞서 유럽연합(EU)과 리투아니아 의회 대표단도 대만을 찾았다. 이에 대해 왕메이화 대만 경제부장은 "우리는 이들 유럽국가들이 대만과의 협력을 증진하는 데 큰 관심이 있다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슬로바키아는 특히 중국과 중·동유럽(CEEC) 17개 국가의 경제협력 추진기구 '17+1' 정상회의 참여국으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전략'의 교통 요충지라는 점에서 중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방문단은 경제, 외교, 과학 등 슬로바키아 정부 관계자 18명과 항공우주, 바이오테크, 반도체 등 산업계, 학계 인사 25명 등 총 43명으로 구성됐다. 이는 슬로바키아가 2003년 대만에 경제문화판사처를 개설한 이후 최고위급이자, 최대 규모 방문단이라고 대만 외교부는 설명했다.

이들은 오는 10일까지 대만과 슬로바키아 간의 차관급 경제 통상 회의와 범부처간 경제협력 자문회의 등에 각각 참석할 예정이다.
대만 매체들은 이들이 전날 슬로바키아의 국명과 휘장이 선명한 국적기를 타고 온 사실에 주목했다.

천스민(陳世民) 대만대 정치학과 부교수는 이번 방문단의 비행기가 정부 관료에게만 탑승이 허용되는 국적 항공사의 전용기라며 슬로바키아가 외교 관계가 없는 대만에 간접적으로 '준 공식관계'라는 의미를 전달하는 것과 같다고 풀이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의 상·하원 의원들이 대만 방문때 보잉 C-40A 행정 전용기를 타고 온 것과 같은 정치적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 국방안전연구원(INDSR)의 전문가인 리쥔이(李俊毅) 전 입법위원(국회의원)은 방문단 인원이 비교적 많은데다 국회의원의 신분도 있어 슬로바키아 국적 항공사의 전용기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해 8월 말에는 1993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분리된 체코의 대규모 방문단이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는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만을 방문했다.

당시 체코 방문단은 밀로스 비르트르칠 상원의장을 단장으로 상원의원 8명, 즈데니에크 흐리브 프라하 시장 등 89명으로 구성됐다. 대만 언론은 체코 상원의장의 방문은 지난 1989년 11월 체코 민주화 혁명인 '벨벳혁명'으로 민주 국가가 된 후 현직 체코 최고위층의 대만 방문이라고 전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