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교통사고 꼼짝마"…국과수, 심리까지 '과학'으로 찾아낸다

운전자 행동특성 분석해 고의성 입증…운전자 행동 패턴 프로파일링

고의적으로 교통사고를 내 보험금을 타고 합의금을 끌어내는 고의교통사고 사기는 그 '사기성'을 적발해내기 쉽지 않다. 사람의 심리에 해당하는 '고의성'을 입증해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교통사고 사기의 고의성을 운전자의 행동 특성을 분석해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체계가 행정안전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의해 개발됐다.

국과수는 보험사기를 유발하는 운전자의 행동 특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피의자의 고의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보험사기 적발에 활용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국과수는 3년 전부터 전담팀인 '교통범죄실'을 꾸려 연구를 벌인 끝에 올해 고의 교통사고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우선 위험 상황에서 운전자의 시선, 조향(방향 조정), 제동 반응 등의 행동 특성을 연구해 운전자의 고의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105명의 지원자를 통해 수행한 관련 연구는 과학기술인용색인(SCI)급 국제 학술지에 게재되며 성과를 인정받았다. 여기에 범죄유형, 장소, 시간 등과 관련한 운전자 행동 패턴 데이터베이스로 프로파일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운전자 행동분석 시뮬레이션 등으로 보완해 고의성을 입증하는 체계를 갖췄다.

고의 교통사고 사기는 수법이 조직화, 지능화되면서 증가하고 있다.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18년 7천982억원에서 작년 8천986억원으로 늘었다. 이런 교통사고에 대한 감정의뢰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

2017년 93건이던 것이 2020년 713건으로 늘었고 국과수가 새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올해는 11월까지 1천196건으로 다시 늘었다.

국과수는 "새로운 시스템이 다수의 보험사기 적발에 사용되며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며 "관련 연구 성과를 학회에 공유하고 경찰청, 금융감독원, 손해보험협회 등에도 분석 기법을 전파하고 있어 고의 교통사고 방지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