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협상하면서 위성 발사 준비"[AP통신]

이란과 서방 강대국들이 핵 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이란이 위성을 발사하려는 징후가 포착됐다고 AP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플래닛 랩스가 11일 촬영한 위성 사진을 판독한 결과 이란의 이맘 호메이니 우주기지 내 로켓 거치대 주변에서 차량의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앞서 이란 국영 매체는 민수용 우주 개발 계획에 따라 몇 차례 위성을 발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란은 2009년 오미드, 2011년 라시드, 2012년 나비드에 이어 작년 누르-1호 등 자체 기술로 개발한 인공위성을 발사해 궤도에 진입시켰다.
핵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 위성 발사를 준비하는 것은 이란의 강경한 태도를 반영한 것으로, 이란은 앞서 진행된 6차례 회담 내용을 '가안'이라고 말해 서방국들을 짜증 나게 했다고 AP는 논평했다. 이란 핵 문제 전문가인 미들베리국제문제연구소 내 '제임스 마틴 비확산 연구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연구원은 서방국들과 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위성 발사를 시도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은 서방국과 핵 협상을 이끌었던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이 물러난 뒤 위성 발사가 회담을 공전시킬 수 있다는 걱정을 하지 않는 듯하다고 AP는 논평했다.

미국은 우주 발사가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루이스 연구원은 "그들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며 "내 생각에는 라이시 정부가 딴마음을 먹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란 측은 호메이니 우주기지에서의 움직임에 대해 보도하지 않고 있고,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나 이란의 로켓 발사를 추적하는 미 군사 당국도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란은 2015년 서방 강대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독일, 'P5+1')들과 핵 협상을 타결했다. 이때 이란은 핵무기에 쓰일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서방국들은 이란 제재를 풀어주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2018년 트럼프행정부가 들어선 뒤 미국이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하자 이란도 핵 개발을 다시 시작해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됐고, 조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뒤 이란과의 핵 합의 복원 협상이 재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