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 "여수산단 화재,유증기 회수장치 설치중 발생 추정"

드론 등 투입해 다른 위험물 탱크로 불길 번지는 것 막아
여수국가산업단지의 공장에서 발생한 폭발과 화재는 석유 물질 저장고에 유증기 회수 장치를 설치하다가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달승 여수소방서장은 13일 전남 여수시 주삼동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사고 현장인 이일산업 앞에서 현장 브리핑을 열고 "저장 탱크에 유증기 회수 장치를 연결하다가 스파크가 튀거나 온도 차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당 탱크에는 수소 처리된 중질 나프타(중질 휘발유), 이소파라핀 등 석유 물질이 저장돼 있었다.

당시 탱크에 30% 정도 석유 물질이 들어있었으며 회수 장치의 나사를 체결하는 작업을 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는 총 73기의 탱크 형태 저장고가 있었으며 인근에 10개의 위험물 탱크도 있었다.

이 중 4기가 불에 타거나 폭발했다.

발화점이 낮고 연소성이 높은 물질에 불이 붙으면서 불길이 커졌고 여수시와 소방당국은 반경 1㎞ 안에 있는 주차 차량을 옮겨달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고성능 화학차, 무인방수탑차 등 장비 68대와 전남과 경남 소방관 등 506명을 투입해 진화와 구조 작업을 벌였다.

검은 연기로 현장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소방 무인 비행물체(드론)를 투입해 연소 방향 등을 파악해 인근의 위험물 탱크로 연소가 확대되는 것을 막았다.

소방당국은 4시간여 만에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현장에 있던 작업자 7명 중 4명은 사고 이후 행방이 확인됐으나 3명은 5∼10m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오는 14일 현장 합동 감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