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덕양구 북한산성에서 발굴된 조선 후기 군사 시설 터가 역사 기념물로 지정돼 조선 후기 수도 방위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 관계자는 14일 "북한산성 행궁지와 인접한 관성소지(管城所址)와 상창지(上倉址)가 최근 경기도 기념물 제229호로 지정돼 체계적인 보존과 연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북한산성은 1636년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과 강화도만으로 한양을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뒤 수도 방어 능력을 키우기 위해 1711년 축조됐다.
축성 직후 한양수비를 맡은 중앙군대인 훈련도감과 어영청, 금위영이 각각 예하 부대를 파견해 산성 관리를 분담했으나 이듬해인 1712년 숙종의 지시로 관성소가 창설돼 산성 내 모든 행궁과 창고, 사찰, 군대 등을 관리했다. 조선의 재정과 군정을 기록한 만기요람(萬機要覽)에 따르면 관성소는 중앙 건물인 대청 18칸, 내아(안채) 12칸, 군기고(무기고) 3칸, 집사청(행궁 관리사무소) 3칸 등으로 구성됐다.
상창은 군량미 창고였다.
두 시설은 훗날 불타 없어지고 축대와 초석만 남았으나 그것마저 산사태 등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고양시가 지난해 6월부터 현지 조사를 벌여 관성소와 상창의 위치와 규모, 운영 시기 등을 파악했다. 시는 이들 유적이 조선 후기 군사제도와 수도 방위 연구는 물론, 향후 북한산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경기도에 문화재 지정을 요청해 최근 성사됐다.
시는 관성소 등의 전체 건물 배치 등을 자세히 밝혀 국가 사적으로 승격될 수 있도록 추가 발굴조사를 벌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