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사장, 옵티머스 무혐의…연임 '청신호' 켜지나

휴대폰 '셀프 제출' 정공법 써
"1년 반 잃어버린 시간 보내"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사진)이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한 사기·배임 혐의에 대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통보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정 사장은 무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2017년부터 사용한 휴대폰 전부를 검찰에 ‘셀프 제출’했다. 검찰의 무혐의 통보로 정 사장의 연임에 ‘청신호’가 켜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사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회사와 나는 현재까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폰지성(돌려막기) 사기 운용 사건으로 1년 반의 잃어버린 시간을 보냈다”며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옵티머스 관련 사기·배임 고발에 대한 무혐의 처분 통보를 받았다”고 글을 올렸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운용을 최초로 고발한 당사자다. 지난해 6월 옵티머스자산운용은 판매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옵티머스 펀드 만기 연장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후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운용과 신탁은행을 통해 펀드의 실제 자산 편입 내역을 확인한 결과 운용사가 제공한 펀드 명세서상 자산과 다른 자산이 편입돼 있음을 확인했다. NH투자증권은 곧바로 옵티머스운용 임직원 등을 중앙지검에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정 사장은 “지난해 6월 우리 회사가 옵티머스 관계자를 중앙지검에 고발한 이후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으로 국회 언론 등에서 많은 의혹의 눈초리와 비난을 받았다”고 했다.

정 사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정공법’을 썼다. 2017년부터 사용한 휴대폰 전부를 검찰에 자발적으로 제출했다. 그만큼 떳떳하다는 의미였다. 정 사장은 “개인적인 불안과 공포를 무릅쓰고 (휴대폰을 전부 제출한 것은) 나와 우리 회사의 모든 의혹을 불식하기 위해서였다”며 “세상을 살면서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옵티머스 건에서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옵티머스와 관련해 투자자에게는 죄송하지만, 그 나머지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며 “그러나 세월이 이야기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번 무혐의 통보가 정 사장의 연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정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끝난다. 연임 여부는 향후 정기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