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동 시인 "박근혜 사면복권에 들러리…치욕스럽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신년 특별사면·복권 대상에 포함된 송경동(54) 시인 겸 시민운동가는 24일 자신이 박 전 대통령 특별사면·복권에 '들러리'로 쓰였다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송 시인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나는 박근혜 사면을 위한 구색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올렸다. 그는 2011년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의 한진중공업 복직을 촉구하는 '희망버스'를 기획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날 복권 조치된 송 시인은 "2011년 희망버스 운동을 박근혜 사면복권의 들러리로나마 써먹으려 하다니 미안하지만 하나도 고맙지 않고 도리어 분노가 치민다"고 했다.

이어 "이미 끝나버린 집행유예에 대한 뒤늦은 복권은 필요치 않다"면서 "더더욱 그것이 박근혜 석방을 위한 구색갖추기라면 더더욱 치욕스럽다"고 토로했다. 송 시인은 "지금 필요한 것은 김수억(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 공동대표)을 비롯한 17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기소 철회와 사과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이 정부는 블랙리스트 진상규명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