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4차원 초고속 투과전자 현미경으로 나노 다이아몬드가 내는 빛을 검출하는 분석법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UNIST에 따르면 화학과 권오훈 교수 연구팀은 나노 다이아몬드와 같은 '와이드 밴드갭 물질'의 발광 특성과 물질 내 전하 입자 이동 등을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와이드 밴드갭 물질은 차세대 반도체 소재나 양자광원 소재 등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에너지 밴드 갭이 넓은 특수한 물리적 특성이 있어 일반 분광 분석법으로 발광 특성 분석이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보유한 국내 유일의 4차원 초고속 투과전자 현미경에 음극선 발광 검출기를 결합하는 새로운 분석법을 사용했다. 투과전자 현미경은 전자빔을 물질에 쏴 물질의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보는 현미경이다.
투과전자 현미경의 고에너지 전자빔으로 와이드 밴드 갭 물질의 전자를 들뜬 에너지 상태로 만들 수 있어 발광 특성 분석이 가능해진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전자가 들뜬 에너지 상태에서 바닥 에너지 상태로 떨어지면서 빛이 나오고, 이 정보가 음극선 발광 검출기로 전달되는 원리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나노 다이아몬드를 분석, 다이아몬드 내부 미세 구조 사이에서 일어나는 전자의 이동과 그 소요 시간을 밝혀냈다.
특히 4차원 초고속 투과전자 현미경은 전자빔을 피코초(1조분의 1초) 단위로 끊어 조사해 아주 작은 물질 속에서 순식간에 일어나는 현상을 포착할 수 있으며, 빔을 쏘는 영역을 아주 좁게 만들어 나노 다이아몬드 입자 하나의 구석구석까지 발광 현상을 분리해 측정할 수 있다.
권오훈 교수는 "개발한 분석법은 와이드 밴드갭 물질뿐만 아니라 초미세 발광 소재인 양자점, 반데르발스 이종접합 소재의 특성 분석과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나노 광소자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ACS 나노'에 13일 자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