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혁의 야구세상] 광풍 몰아친 FA시장…정작 팀 성적은 외국인 하기 나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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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프로야구 스토브리그는 유례없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만년 적자'라고 하소연하던 구단들이 자유계약선수(FA) 영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FA 시장 계약 총액 규모가 역대 최초로 1천억원까지 육박했다. 지난해까지 총 5명에 불과했던 100억원대 FA가 올겨울에만 5명이 더 늘었다.
선수들의 능력치에 비해 FA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우려마저 나왔다.
구단들이 선수 영입에 이처럼 돈을 쏟아붓는 이유는 두말할 것 없이 내년 시즌 성적 향상일 것이다. 그런데 구단들이 간과한 점은 없는지 모르겠다.
KBO리그에서 팀 성적은 FA보다는 외국인 선수 활약 여부에 좌우된다는 사실이다.
KBO 공식 기록통계업체인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2021시즌 10개 구단 팀 순위는 외국인 선수들의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와 대체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팀별 외국인 선수들의 WAR 합산 점수를 살펴보면 두산 베어스가 14.97(미란다·로켓·페르난데스)로 가장 좋았다.
NC가 13.10(루친스키·파슨스·알테어), 삼성 10.45(뷰캐넌·라이블리·몽고메리·피렐라), LG 9.47(켈리·수아레즈·라모스·보어), kt 9.00(데스파이네·쿠에바스·알몬테·호잉)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한화는 7.12(킹험·카펜터·힐리·페레즈), 롯데 6.97(스트레일리·프랑코·마차도), 키움 6.87(요키시·브리검·스미스·프레이타스·크레익), SSG 6.53(폰트·르위키·가빌리오·로맥), KIA는 5.83(멩덴·브룩스·다카하시·터커)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가장 뛰어난 두산과 가장 부진한 KIA의 WAR 차이는 9.14다.
두산은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 덕에 KIA보다 9승을 더했다는 의미다.
실제 두산의 2021시즌 페넌트레이스 성적은 71승 65패 8무이고, KIA는 58승 76패 10무로 양 팀 승차는 12게임이다.
만약 외국인 선수가 없었다면 두산과 KIA의 승차가 불과 3게임으로 줄어들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외국인 선수 WAR 상위 5개 팀 중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은 NC가 유일하다.
NC는 드루 루친스키(4.73)와 웨스 파슨스(3.32)가 팀 투수 부문 WAR 1, 2위를 차지했다.
타자 중에서는 양의지(6.14)에 이어 에런 알테어(5.05)가 두 번째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액 타이인 6년간 150억원에 KIA로 이적한 나성범(3.48)보다 알테어의 공헌도가 높았다.
NC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에도 전반기 막판 박성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 등 주전 4명이 방역 지침을 어겨 출장 금지를 당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이처럼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가 팀 성적에 직결되는데 오히려 연봉은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KBO는 2019시즌부터 처음 계약하는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을 100만달러로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당시 일부 구단이 외국인 선수 연봉 거품을 빼겠다고 주장하며 만든 규정이다.
하지만 구단들이 제대로 지키는지는 솔직히 알 수 없다.
KBO도 구단들이 제출한 계약서를 믿는 수밖에 달리 알아볼 방도는 없다.
외국인 선수 첫 계약 연봉 상한선 규정은 아직 찬반양론이 있지만, 국내 선수와 달리 차별적인 제도라는 점은 분명하다. 지난해 80만달러에 계약했던 두산의 아리엘 미란다는 단숨에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떠오르며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혔다.
그 결과 올해 연봉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오른 190만달러에 계약했지만, 두산에서 FA 자격을 획득한 김재환과 박건우보다 훨씬 저렴한 액수다.
물론 토종 프랜차이즈 스타는 외국인 선수보다 관중 동원 등 마케팅에는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팀 성적을 위해 '가성비'를 따진다면 100억원대 FA 선수보다 능력 있는 외국인 전담 스카우트를 고용하는 게 효율적일 것이다.
/연합뉴스
'만년 적자'라고 하소연하던 구단들이 자유계약선수(FA) 영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FA 시장 계약 총액 규모가 역대 최초로 1천억원까지 육박했다. 지난해까지 총 5명에 불과했던 100억원대 FA가 올겨울에만 5명이 더 늘었다.
선수들의 능력치에 비해 FA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우려마저 나왔다.
구단들이 선수 영입에 이처럼 돈을 쏟아붓는 이유는 두말할 것 없이 내년 시즌 성적 향상일 것이다. 그런데 구단들이 간과한 점은 없는지 모르겠다.
KBO리그에서 팀 성적은 FA보다는 외국인 선수 활약 여부에 좌우된다는 사실이다.
KBO 공식 기록통계업체인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2021시즌 10개 구단 팀 순위는 외국인 선수들의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와 대체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팀별 외국인 선수들의 WAR 합산 점수를 살펴보면 두산 베어스가 14.97(미란다·로켓·페르난데스)로 가장 좋았다.
NC가 13.10(루친스키·파슨스·알테어), 삼성 10.45(뷰캐넌·라이블리·몽고메리·피렐라), LG 9.47(켈리·수아레즈·라모스·보어), kt 9.00(데스파이네·쿠에바스·알몬테·호잉)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한화는 7.12(킹험·카펜터·힐리·페레즈), 롯데 6.97(스트레일리·프랑코·마차도), 키움 6.87(요키시·브리검·스미스·프레이타스·크레익), SSG 6.53(폰트·르위키·가빌리오·로맥), KIA는 5.83(멩덴·브룩스·다카하시·터커)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가장 뛰어난 두산과 가장 부진한 KIA의 WAR 차이는 9.14다.
두산은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 덕에 KIA보다 9승을 더했다는 의미다.
실제 두산의 2021시즌 페넌트레이스 성적은 71승 65패 8무이고, KIA는 58승 76패 10무로 양 팀 승차는 12게임이다.
만약 외국인 선수가 없었다면 두산과 KIA의 승차가 불과 3게임으로 줄어들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외국인 선수 WAR 상위 5개 팀 중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은 NC가 유일하다.
NC는 드루 루친스키(4.73)와 웨스 파슨스(3.32)가 팀 투수 부문 WAR 1, 2위를 차지했다.
타자 중에서는 양의지(6.14)에 이어 에런 알테어(5.05)가 두 번째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액 타이인 6년간 150억원에 KIA로 이적한 나성범(3.48)보다 알테어의 공헌도가 높았다.
NC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에도 전반기 막판 박성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 등 주전 4명이 방역 지침을 어겨 출장 금지를 당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이처럼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가 팀 성적에 직결되는데 오히려 연봉은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KBO는 2019시즌부터 처음 계약하는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을 100만달러로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당시 일부 구단이 외국인 선수 연봉 거품을 빼겠다고 주장하며 만든 규정이다.
하지만 구단들이 제대로 지키는지는 솔직히 알 수 없다.
KBO도 구단들이 제출한 계약서를 믿는 수밖에 달리 알아볼 방도는 없다.
외국인 선수 첫 계약 연봉 상한선 규정은 아직 찬반양론이 있지만, 국내 선수와 달리 차별적인 제도라는 점은 분명하다. 지난해 80만달러에 계약했던 두산의 아리엘 미란다는 단숨에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떠오르며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혔다.
그 결과 올해 연봉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오른 190만달러에 계약했지만, 두산에서 FA 자격을 획득한 김재환과 박건우보다 훨씬 저렴한 액수다.
물론 토종 프랜차이즈 스타는 외국인 선수보다 관중 동원 등 마케팅에는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팀 성적을 위해 '가성비'를 따진다면 100억원대 FA 선수보다 능력 있는 외국인 전담 스카우트를 고용하는 게 효율적일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