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 동안 국내 펀드 가운데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이른바 '곱버스' 상품에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설정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펀드는 'KODEX 선물인버스2X'(2조9천340억원)이었다.
'KODEX 선물인버스2X'는 코스피200 선물 지수의 하루 등락률을 역방향으로 두 배 따라가는 상장지수펀드(ETF)로 2020년에 이어 두 해 연속 설정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펀드에 올랐다.
아울러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1조7천428억원), 'TIGER 미국테크Top10'(9천475억원),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8천185억원) 등 테마펀드가 설정액 증가 상위 펀드에 올랐다. 김후정 연구원은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2020년에 이어 'KODEX 선물인버스2X'가 설정액 순증감 1위를 차지했다"며 "지난해 테마펀드와 ETF의 강세가 두드러졌는데 미국과 정보기술(IT) 등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기대되는 분야로 투자자들의 신뢰가 커지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수익률을 보면 베트남 주식에 투자하는 '삼성베트남증권자투자신탁 UH'펀드가 81.6%로 가장 높았다.
펀드 유형별로 보면 인도 주식(44.2%), 베트남 주식(42.6%), 북미주식(31.6%) 등의 수익률이 높았다. 김 연구원은 "베트남은 외국인 투자 활성화, 풍부한 유동성 등으로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였다"며 "'차이나리스크'가 커지면서 인도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 증가하고 인도의 경제 성장률도 4분기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투자 펀드 중에서는 'TIGER K게임'(65.7%), 'KBSTAR 게임테마'(65.7%), 'TIGER 미디어컨텐츠'(63.6%) 등 게임과 미디어 테마 펀드가 메타버스 등에 힘입어 수익률 상위권에 올랐다.
지난해 글로벌 펀드 중에서는 '뱅가드토탈인터내셔널본드인덱스펀드(Vanguard Total Intl Bd II Idx Fd)' 등 채권 투자 펀드가 자금 유입 상위권에 자리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도 패시브 펀드(지수 추종 펀드), 특히 ETF의 강세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펀드 시장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강해진 테마펀드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투자 트렌드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