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메운 레이싱카 굉음…뜨거운 열기 속 경쟁과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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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카레이싱 대회…관람객들 펜스 너머 목 빼고 관전·환호 미국 라스베이거스 유명 호텔들이 모여있는 스트립 지역에서 차로 약 20분을 달려 도착한 모터스피드웨이(Las Vegas Motor Speedway)에는 둘레가 2.5㎞인 트랙이 마련됐다. 7일(현지 시각) 한국 과학기술원(KAIST)을 포함한 세계 유수 대학팀들이 참가한 자율주행 카 레이싱 대회가 이곳에서 열렸다.
이 대회 참가팀들은 시속 300㎞로 달릴 수 있는 레이싱 카를 인간 레이서 없이 원격으로 조종한다.
참가자들이 각자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조종하는 이 자율주행 레이싱 카는 트랙을 달리며 상대를 추월하거나 상대가 자신의 차를 추월하지 못하도록 꾸준한 속도를 내야 한다. 그러나 단순히 속도가 빠르다고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차선 두 개를 놓고 인라인(안쪽)을 달리는 차는 '방어'(defender), 아웃라인(바깥쪽)을 달리는 차는 '공격'(attacker) 역할을 한다.
공격 포지션 차량이 방어 포지션 차량을 속도로 추월하거나 방어 포지션 차량이 공격 포지션 차량의 추월을 막으면 승리한다. 차량이 주로를 벗어나거나 경기장을 들이받는 등 사고가 날 경우 패배한다.
지난해 10월 첫 대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대회여서 운영 체계나 규칙이 명확하지 않아 일부 혼란스러운 모습도 있었지만, 경기장은 관람객과 세계 각국 취재진이 몰려들면서 열기로 가득했다.
레이싱 카가 '웜업'을 위해 경기장을 주행하는 모터 소리는 오전부터 경기장을 메웠다. 옆 사람과 대화하려면 귓속말을 해야 할 정도였다.
참가자들의 얼굴은 흥분으로 들떠 있었다.
몇몇 참가자들은 레이싱 트랙 앞에 마련된 건물 옥상에 올라가 상대 팀의 자율주행 테스트를 관전하고 이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카이스트 팀은 몇 달 전부터 준비한 경기가 마침내 시작된다는 사실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속도를 내 상대 차를 추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빠른 속도로 달리는 중 브레이크를 세게 밟거나 조종을 잘못할 경우 차가 망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카이스트 팀의 알고리즘 개발을 맡은 정찬영씨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위험한 실험이기 때문에 당연히 긴장되지만 굉장히 흥분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몇 달 전부터 자율주행 테스트를 하고 피드백을 거쳐 알고리즘을 수정하는 작업을 하느라 거의 밤을 지새웠다고 했다.
이들이 사용한 레이싱 카는 인디 레이싱용 IL-15를 자율주행차로 개조한 AV-21이다.
이 차에는 GPS 장치 2세트와 라이다 3개, 레이더 3개, 카메라 5개, 관성항법 센서 2개가 탑재됐다.
차 길이는 4m, 폭 2m에 600㎏으로 크기는 크지 않았다.
카이스트 팀은 첫 상대인 오번대 팀을 이겼을 때 차분한 모습이었지만, 오히려 두 번째 상대 이탈리아 폴리무브 팀에 패배하자 경기가 무사히 끝났다는 안도감에서 나온 듯한 웃음을 보였다.
카이스트 팀은 폴리무브 팀과 여러 바퀴를 주행하며 겨뤘지만 폴리무브 팀이 시속 125마일(약 201㎞)을 넘기며 속도를 내자 경기를 중단시켰다.
시속 125마일에 걸맞은 속도를 낼 수 있지만 무리하다가 차가 고장 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카이스트 팀과 폴리무브 팀의 경주가 끝나자 환호성과 박수가 관중석에서 쏟아져 나왔다.
카이스트 팀은 서로의 등을 두들겨주며 격려했고, 폴리무브 팀에도 박수를 보내고 리더끼리 악수했다.
정찬영 씨는 경기를 마친 후 "비록 폴리무브 팀을 이기지 못했지만, 경기 전 디자인한 내용을 그대로 수행해 목표를 이뤘다"며 "함께 해준 팀원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회는 경쟁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협업하고, 상대의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분위기"라며 "누가 1등을 하든 다들 너무 고생 많았다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이날 관람객들은 경기장 진입을 막기 위해 마련된 펜스 너머로 목을 빼며 트랙을 달리는 레이싱 카를 관전했다.
삼삼오오 경기장에 마련된 테이블 위에 올라가 함성을 지르며 레이싱을 지켜보기도 했다.
이날 네시까지 진행된 경기의 우승은 폴리무브 팀에 돌아갔다.
폴리무브 팀은 지난해 10월 열린 '인디 자율주행 챌린지'의 우승팀인 독일 뮌헨 공대(TUM)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1등 팀은 15만 달러(약 1억8천만원), 2등 팀은 5만 달러(약 6천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미국 비영리단체 에너지 시스템스 네트워크(ESN)는 올해 가을께 또 자율주행 카 레이싱 대회를 열 계획이다.
/연합뉴스
이 대회 참가팀들은 시속 300㎞로 달릴 수 있는 레이싱 카를 인간 레이서 없이 원격으로 조종한다.
참가자들이 각자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조종하는 이 자율주행 레이싱 카는 트랙을 달리며 상대를 추월하거나 상대가 자신의 차를 추월하지 못하도록 꾸준한 속도를 내야 한다. 그러나 단순히 속도가 빠르다고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차선 두 개를 놓고 인라인(안쪽)을 달리는 차는 '방어'(defender), 아웃라인(바깥쪽)을 달리는 차는 '공격'(attacker) 역할을 한다.
공격 포지션 차량이 방어 포지션 차량을 속도로 추월하거나 방어 포지션 차량이 공격 포지션 차량의 추월을 막으면 승리한다. 차량이 주로를 벗어나거나 경기장을 들이받는 등 사고가 날 경우 패배한다.
지난해 10월 첫 대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대회여서 운영 체계나 규칙이 명확하지 않아 일부 혼란스러운 모습도 있었지만, 경기장은 관람객과 세계 각국 취재진이 몰려들면서 열기로 가득했다.
레이싱 카가 '웜업'을 위해 경기장을 주행하는 모터 소리는 오전부터 경기장을 메웠다. 옆 사람과 대화하려면 귓속말을 해야 할 정도였다.
참가자들의 얼굴은 흥분으로 들떠 있었다.
몇몇 참가자들은 레이싱 트랙 앞에 마련된 건물 옥상에 올라가 상대 팀의 자율주행 테스트를 관전하고 이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카이스트 팀은 몇 달 전부터 준비한 경기가 마침내 시작된다는 사실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속도를 내 상대 차를 추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빠른 속도로 달리는 중 브레이크를 세게 밟거나 조종을 잘못할 경우 차가 망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카이스트 팀의 알고리즘 개발을 맡은 정찬영씨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위험한 실험이기 때문에 당연히 긴장되지만 굉장히 흥분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몇 달 전부터 자율주행 테스트를 하고 피드백을 거쳐 알고리즘을 수정하는 작업을 하느라 거의 밤을 지새웠다고 했다.
이들이 사용한 레이싱 카는 인디 레이싱용 IL-15를 자율주행차로 개조한 AV-21이다.
이 차에는 GPS 장치 2세트와 라이다 3개, 레이더 3개, 카메라 5개, 관성항법 센서 2개가 탑재됐다.
차 길이는 4m, 폭 2m에 600㎏으로 크기는 크지 않았다.
카이스트 팀은 첫 상대인 오번대 팀을 이겼을 때 차분한 모습이었지만, 오히려 두 번째 상대 이탈리아 폴리무브 팀에 패배하자 경기가 무사히 끝났다는 안도감에서 나온 듯한 웃음을 보였다.
카이스트 팀은 폴리무브 팀과 여러 바퀴를 주행하며 겨뤘지만 폴리무브 팀이 시속 125마일(약 201㎞)을 넘기며 속도를 내자 경기를 중단시켰다.
시속 125마일에 걸맞은 속도를 낼 수 있지만 무리하다가 차가 고장 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카이스트 팀과 폴리무브 팀의 경주가 끝나자 환호성과 박수가 관중석에서 쏟아져 나왔다.
카이스트 팀은 서로의 등을 두들겨주며 격려했고, 폴리무브 팀에도 박수를 보내고 리더끼리 악수했다.
정찬영 씨는 경기를 마친 후 "비록 폴리무브 팀을 이기지 못했지만, 경기 전 디자인한 내용을 그대로 수행해 목표를 이뤘다"며 "함께 해준 팀원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회는 경쟁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협업하고, 상대의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분위기"라며 "누가 1등을 하든 다들 너무 고생 많았다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이날 관람객들은 경기장 진입을 막기 위해 마련된 펜스 너머로 목을 빼며 트랙을 달리는 레이싱 카를 관전했다.
삼삼오오 경기장에 마련된 테이블 위에 올라가 함성을 지르며 레이싱을 지켜보기도 했다.
이날 네시까지 진행된 경기의 우승은 폴리무브 팀에 돌아갔다.
폴리무브 팀은 지난해 10월 열린 '인디 자율주행 챌린지'의 우승팀인 독일 뮌헨 공대(TUM)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1등 팀은 15만 달러(약 1억8천만원), 2등 팀은 5만 달러(약 6천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미국 비영리단체 에너지 시스템스 네트워크(ESN)는 올해 가을께 또 자율주행 카 레이싱 대회를 열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