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랑이에 고성·시위…마트·백화점 방역패스 첫날 혼선(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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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 QR확인 어렵고 미접종자는 발길 돌려…방역패스 반대 시위도
한산한 월요일 오전에 입구 '병목현상'…1인 가구 미접종자도 불만
백화점과 대형마트에도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적용된 첫날인 10일 전국 곳곳 매장에서 '병목 현상'이 생기고 실랑이가 벌어지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특히 노인들은 업체들의 엄격한 QR코드 확인 절차에 어려움을 겪었고, 미접종자는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이날 오전 대전 중구 안영동 농수산물 유통센터에서는 고객들이 접종 증명 QR코드 확인에 이어 발열 점검까지 하느라 사람이 몰릴 시간대가 아닌데도 입구에 줄이 늘어섰다.
한 중년 남성은 "3차까지 다 맞았는데, 지금은 접종증명서가 없다"며 막무가내로 들어가려다 저지하는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직원은 다음에는 꼭 접종증명서를 가져와야 한다고 고객을 달래며 진땀을 흘렸고, 고객만족센터에는 '미접종자는 정말 들어갈 수 없느냐'는 문의 전화도 쇄도했다.
의정부 금오동에 있는 한 대형마트에서도 1층과 지하 1층에 직원을 배치해 고객의 QR코드 확인 등을 도왔지만 고령층 고객이 많은 평일 오전이라 곳곳에서 짜증을 내는 노인들도 보였다.
한 70대 후반 남성은 입장하며 명부를 작성하려 하다 직원이 QR코드나 증명서를 요구하자 화를 냈다. "보건소에서 오라고 할 때마다 바로 가서 주사를 다 맞았는데 왜 못 들어가게 하느냐"며 화를 낸 그는 결국 직원이 휴대전화를 검색해 직접 접종 기록을 찾아내고 나서야 입장했다.
대구 지역의 한 대형마트에서도 어르신들이 입장하는 데 10여 분 걸려 혼선을 빚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거나 QR코드 인증법을 모르는 사람들은 직원에게 설명을 듣고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동대문구 전농동의 롯데마트에서는 방역패스 확인을 위해 일부 입구를 폐쇄하면서 고객들이 동선을 헷갈려 불편을 겪기도 했다.
반면 마트 입구 바로 복도 행사매장 등에서는 QR체크 없이 장을 보는 손님들도 있었다.
이마트 청주 분평점에서는 백신 접종에 반발해온 '백신인권행동' 대표인 손현준 충북대 의대 교수와 회원 3명이 매장 진입을 시도하며 백신 도입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식당에서는 혼자 마스크 벗고 식사를 할 수 있는데, 왜 마스크를 쓰고 조용히 물건을 사는 마트까지 제한하느냐"고 비판했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직장인 김우섭(27) 씨도 "아직 2차 접종을 하지 않아 방역패스가 없어 마트도 가지 못하는 신세"라며 "미접종자인 1인 가구는 혼밥 외식만 하라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방역패스 적용 확대에 찬성하는 시민도 적지는 않았다.
강서구 주민 조모(32)씨는 "지금까지 백신을 안 맞았으면 안티백서(백신접종 반대자) 아닌가"라며 "아파서 맞지 못하는 사람들은 구제할 필요가 있을 것 같지만 요즘은 꼭 오프라인으로 물건을 사야만 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전농동에 사는 임모(44)씨도 "시식 코너도 사라지고, 사람 많은 게 무서워 월요일 아침에 장을 보러 온다"며 "우리도 불편을 감수하는 데 백신 미접종자가 이런 곳에 나오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물론 미접종자가 마트에서 근무하는 경우는 소수일 것이고 마스크를 잘 쓰면 된다"고 의견을 냈다.
백화점은 상대적으로 더욱 철저하게 방역패스를 확인하고, 고객 불편이 빚어지지 않게 신경 쓰는 분위기였다.
방역패스 시행에 맞춰 주요 출입구에 추가 인원을 배치해 고객들 입장 관리에 나섰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입구에는 입장 전부터 20여 명이 줄을 섰다.
특히 '오픈런'을 위해 명품관 쪽에는 100여 명이 대기 중이었다.
입장 시간이 되자 직원들은 일제히 "방역패스를 준비해달라"고 안내했다.
한 손님이 제대로 안 찍고 그냥 입장하려 하자 직원이 끝까지 쫓아가 확인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입구에서 쇼핑백을 든 채 홀로 서 있던 김모(72)씨는 "주말에 산 옷을 교환하러 왔는데 나는 백신 접종자가 아니라서 못 들어가고 남편만 들어가 기다리고 있다"며 "백신 부작용 얘기 때문에 무서워서 못 맞고 있는데 장도 못 보게 하니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인천시 미추홀구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에서도 총 30개의 출입구에 QR코드 인증기를 설치하고 50명의 직원을 투입했지만 일부 고객이 불만을 토로했다.
고객 이모(27)씨는 "백화점 출입구에서 QR코드로 백신 접종 인증을 받았는데 지하 1층 푸드코트 취식석에 가려고 하니 재차 QR코드 인증을 요구해 불편했다"며 "백화점에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것도 탐탁지 않은데 내부에서까지 반복해 QR코드를 인증받도록 하는 건 과도하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대형마트 방역패스 시행으로 온라인 배송 주문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박주영 최재훈 김재홍 윤태현 송은경 박세진 천경환 조다운 기자)
/연합뉴스
한산한 월요일 오전에 입구 '병목현상'…1인 가구 미접종자도 불만
백화점과 대형마트에도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적용된 첫날인 10일 전국 곳곳 매장에서 '병목 현상'이 생기고 실랑이가 벌어지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특히 노인들은 업체들의 엄격한 QR코드 확인 절차에 어려움을 겪었고, 미접종자는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이날 오전 대전 중구 안영동 농수산물 유통센터에서는 고객들이 접종 증명 QR코드 확인에 이어 발열 점검까지 하느라 사람이 몰릴 시간대가 아닌데도 입구에 줄이 늘어섰다.
한 중년 남성은 "3차까지 다 맞았는데, 지금은 접종증명서가 없다"며 막무가내로 들어가려다 저지하는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직원은 다음에는 꼭 접종증명서를 가져와야 한다고 고객을 달래며 진땀을 흘렸고, 고객만족센터에는 '미접종자는 정말 들어갈 수 없느냐'는 문의 전화도 쇄도했다.
의정부 금오동에 있는 한 대형마트에서도 1층과 지하 1층에 직원을 배치해 고객의 QR코드 확인 등을 도왔지만 고령층 고객이 많은 평일 오전이라 곳곳에서 짜증을 내는 노인들도 보였다.
한 70대 후반 남성은 입장하며 명부를 작성하려 하다 직원이 QR코드나 증명서를 요구하자 화를 냈다. "보건소에서 오라고 할 때마다 바로 가서 주사를 다 맞았는데 왜 못 들어가게 하느냐"며 화를 낸 그는 결국 직원이 휴대전화를 검색해 직접 접종 기록을 찾아내고 나서야 입장했다.
대구 지역의 한 대형마트에서도 어르신들이 입장하는 데 10여 분 걸려 혼선을 빚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거나 QR코드 인증법을 모르는 사람들은 직원에게 설명을 듣고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동대문구 전농동의 롯데마트에서는 방역패스 확인을 위해 일부 입구를 폐쇄하면서 고객들이 동선을 헷갈려 불편을 겪기도 했다.
반면 마트 입구 바로 복도 행사매장 등에서는 QR체크 없이 장을 보는 손님들도 있었다.
이마트 청주 분평점에서는 백신 접종에 반발해온 '백신인권행동' 대표인 손현준 충북대 의대 교수와 회원 3명이 매장 진입을 시도하며 백신 도입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식당에서는 혼자 마스크 벗고 식사를 할 수 있는데, 왜 마스크를 쓰고 조용히 물건을 사는 마트까지 제한하느냐"고 비판했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직장인 김우섭(27) 씨도 "아직 2차 접종을 하지 않아 방역패스가 없어 마트도 가지 못하는 신세"라며 "미접종자인 1인 가구는 혼밥 외식만 하라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방역패스 적용 확대에 찬성하는 시민도 적지는 않았다.
강서구 주민 조모(32)씨는 "지금까지 백신을 안 맞았으면 안티백서(백신접종 반대자) 아닌가"라며 "아파서 맞지 못하는 사람들은 구제할 필요가 있을 것 같지만 요즘은 꼭 오프라인으로 물건을 사야만 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전농동에 사는 임모(44)씨도 "시식 코너도 사라지고, 사람 많은 게 무서워 월요일 아침에 장을 보러 온다"며 "우리도 불편을 감수하는 데 백신 미접종자가 이런 곳에 나오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물론 미접종자가 마트에서 근무하는 경우는 소수일 것이고 마스크를 잘 쓰면 된다"고 의견을 냈다.
백화점은 상대적으로 더욱 철저하게 방역패스를 확인하고, 고객 불편이 빚어지지 않게 신경 쓰는 분위기였다.
방역패스 시행에 맞춰 주요 출입구에 추가 인원을 배치해 고객들 입장 관리에 나섰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입구에는 입장 전부터 20여 명이 줄을 섰다.
특히 '오픈런'을 위해 명품관 쪽에는 100여 명이 대기 중이었다.
입장 시간이 되자 직원들은 일제히 "방역패스를 준비해달라"고 안내했다.
한 손님이 제대로 안 찍고 그냥 입장하려 하자 직원이 끝까지 쫓아가 확인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입구에서 쇼핑백을 든 채 홀로 서 있던 김모(72)씨는 "주말에 산 옷을 교환하러 왔는데 나는 백신 접종자가 아니라서 못 들어가고 남편만 들어가 기다리고 있다"며 "백신 부작용 얘기 때문에 무서워서 못 맞고 있는데 장도 못 보게 하니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인천시 미추홀구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에서도 총 30개의 출입구에 QR코드 인증기를 설치하고 50명의 직원을 투입했지만 일부 고객이 불만을 토로했다.
고객 이모(27)씨는 "백화점 출입구에서 QR코드로 백신 접종 인증을 받았는데 지하 1층 푸드코트 취식석에 가려고 하니 재차 QR코드 인증을 요구해 불편했다"며 "백화점에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것도 탐탁지 않은데 내부에서까지 반복해 QR코드를 인증받도록 하는 건 과도하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대형마트 방역패스 시행으로 온라인 배송 주문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박주영 최재훈 김재홍 윤태현 송은경 박세진 천경환 조다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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