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 친위부대 운영 지침 '장용영대절목' 번역서 첫 출간

조선 제22대 임금 정조는 1776년 즉위해 왕권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수원 화성 건설과 호위부대 장용위(壯勇衛) 창설은 권력 기반을 다지고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평가된다. 장용위는 체제가 확대되면서 장용영(壯勇營)으로 개편됐다.

장용영 연혁과 운영 지침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있는 자료 '장용영대절목'(壯勇營大節目)에 기록됐다.

'절목'(節目)은 시행령이나 운영 규칙을 뜻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수원시정연구원 수원학연구센터 지원으로 이뤄진 장용영대절목 번역 사업을 통해 번역서 1권이 처음 발간됐다고 11일 밝혔다.

장용영대절목은 3권으로 구성되며, 1권은 '건치'(建置)와 '관직'(官職)부터 '칙령'(飭令)과 '곤치'(棍治)까지 34개 항목으로 나뉜다.

현존 자료에는 건치가 없어 33개 항목만 번역했다. 번역문과 원문을 차례로 싣고, 뒤쪽에는 영인본(복제본)을 수록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관리 임명 방법, 승진 방법, 각종 군병 창설 인원수와 증감, 건물과 도장, 상호 간에 지켜야 할 예절, 군대를 지휘하는 신호법, 군사들에게 음식을 베풀어 위로하는 일, 곤장 치는 방법 등 매우 다양하다.

예컨대 곤장을 때리는 곤치와 관련해서는 "조련할 때 절도를 어기는 자는 대장이 경중에 따라서 스스로 결정해 곤장을 치되 모두 먼저 행한 뒤에 아뢴다"고 규정했다. 번역 작업은 역사학을 전공한 연구자 곽낙현·김동근·나영훈·이남옥·이병유 씨가 함께했다.

비매품이며 분량은 263쪽이다.

곽낙현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은 해설에서 "장용영대절목은 언제 누가 정리했는지 알 수 없고, 장용영에서 편찬했다고 추측할 뿐"이라며 "이 책은 장용영에 대한 유일한 내용이 많아 장용영의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필수적 자료"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용영대절목 2∼3권이 추가로 번역되면 장용영의 전체적인 윤곽을 그리고, 정조 시기 정국 운영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