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대표팀 우려의 시선…꼭 4대륙대회 출전해야 하나

올림픽 개막 2주 남았는데…코로나19 확진 시 올림픽 출전 불발 위험
미국과 일본은 비주전 선수들 파견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한국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차준환, 이시형(이상 고려대·남자 싱글), 유영, 김예림(이상 수리고·여자 싱글)은 오는 17일 에스토니아 탈린으로 떠난다. 이들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뒤 이달 말 귀국할 계획이다.

선수들은 4대륙선수권대회를 올림픽 준비 과정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적지 않은 피겨인들은 우려의 시선을 감추지 않는다. 4대륙선수권대회는 유럽을 제외한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등 4개 대륙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륙 선수권대회다.

ISU 공식 대회지만, 유럽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기 때문에 세계선수권대회, ISU 그랑프리 파이널 등 주요 대회보다 무게감이 떨어진다.

올 시즌 4대륙선수권대회는 부침이 많았다. 당초엔 올림픽 개최국인 중국의 톈진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확산 문제로 개최를 포기하면서 표류했다.

ISU는 대체 개최지를 물색했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결국 유럽선수권대회를 개최하는 에스토니아에서 4대륙선수권대회를 열기로 했다.

4대륙선수권대회는 유럽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곧바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미국과 일본은 2진급 선수단을 4대륙 선수권대회에 파견하기로 했다.

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에서 우승을 다투는 일본 하뉴 유즈루, 미국 네이선 첸 등 올림픽에 출전하는 주요 선수들은 모두 4대륙 선수권대회에 불참한다.

4대륙선수권대회에 출전하면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올림픽에 맞춰 최고의 컨디션으로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 한다.

유럽까지 이동한 뒤 시차 적응 과정을 거쳐 대회에 참가한다면 컨디션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부상 위험도 커진다.

코로나19 감염에도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대회에 참가하면 많은 이들과 접촉한다.

현시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면 4년 동안 준비했던 노력이 수포가 된다.

베이징올림픽은 다음 달 4일 개막하는데, 현지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 올림픽 출전이 무산될 수도 있다
선수들은 올림픽 출전권을 담보 삼아 4대륙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셈이다.

대표팀 선수들은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 4대륙선수권대회 출전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요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는 만큼, 메달 획득 가능성도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빙상 관계자는 "외국 선수들은 올림픽에 초점을 맞춰 일정을 줄이고 차분하게 훈련에 집중하는 분위기"라며 "국제대회 출전보다는 몸 관리에 집중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