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검사 시스템 좋아도 힘드네…창원시, 원정검사자로 속앓이

김해 등 인접 지역서 넘어와 검사에 난색…"방역 부담 가중"
"김해 거주 확진자는 김해시가 관리하게 해달라" 요구…수용 여부는 미지수
경남 창원시가 코로나19 신속 검사가 가능한 시내 특정 병원에 타지역에서 오는 검사자 발길이 이어지자 속앓이를 하고 있다. 19일 시에 따르면 의창구 사림동 창원한마음병원은 지난해 9월 27일부터 드라이브 스루형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은 진료소에 차를 세우고 하차한 후 필수 인적사항과 증상 유무만 체크한 간소화된 문진표를 내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검사 비용이 무료인데다 검사 대기 시간이 비교적 짧고,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4∼6시간밖에 안 걸려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보건소나 다른 의료시설을 이용하면 통상 하루가량이 걸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처럼 신속한 검사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인접한 김해 등 타지역서 '원정 검사'에 나서는 인원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이 때문에 방역 부담이 가중되는 데다 의료인력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코로나19 대응 지침은 최초 확진 판정이 나온 관할 지자체가 해당 확진자에 대한 번호 부여부터 역학조사까지의 관리 업무를 도맡도록 한다.
창원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지난 17일까지 창원한마음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인원은 22만2천599명이고, 이 중 1천11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중 창원 거주자는 906명(81.3%)이었다. 타지역 거주자는 209명(18.7%)이었는데, 이 중 창원과 인접한 김해시 거주자가 절반이 넘는 117명(56%)으로 집계됐다.

시는 또 월별 창원시 전체 확진자 대비 창원한마음병원 선별진료소에서 확진된 타지역 거주자는 지난해 10월 9명(1.6%), 11월 33명(4.1%), 12월 90명(5.5%), 이달 77명(11.5%)으로 증가하는 것으로도 분석했다.

특히 지난 12일부터 일주일간 창원시 전체 확진자(296명) 가운데 타지역 거주자가 66명(22.3%)인데, 이 중 김해시 거주자가 30명으로 45.5%에 달한다고도 덧붙였다.

시는 타지역에 살면서 창원에서 일하는 인원이 포함된 경우도 있다면서도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단순 원정 검사자가 많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김해 한 유치원에서 원생들을 한꺼번에 차에 태워 와 검사를 받게 한 경우, 함안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넘어와 단체로 검사받은 경우 등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이에 시는 가장 큰 방역 부담으로 작용하는 김해시 거주 확진자에 대해서만이라도 김해시 확진자로 포함해 관리하도록 경남도를 통해 중앙방역대책본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시는 이날 이런 내용으로 브리핑을 하고 "타지역 거주자가 창원시 확진자로 잡혀 창원에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그러나 창원시의 이런 입장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현재로는 코로나19 대응 지침이 예외 없이 전국 공통으로 적용되고 있는 데다, 만약 예외가 받아들여진다면 향후 지방자치단체 간 방역 업무 처리를 둘러싼 불필요한 갈등이나 이기주의가 유발될 소지도 있기 때문이다.

창원시 역시 지난해 유례없는 대규모 검사 사태를 야기한 남창원농협 집단감염 발생 상황에서 타 지자체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 시는 한정된 인력에 갈수록 방역 부담이 커지는 만큼 단순 원정 검사자로 인한 부담이라도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며 김해시와 따로 협의를 거쳐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