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노조 "크레인 작업 전면 중단해야"…고용부, 현장 조사

한영석 대표이사 "송구한 마음…모든 안전조치 원점 재검토"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전날 발생한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유사 사고 위험이 있는 크레인 작업을 전면 중단하라"고 25일 밝혔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사흘 앞둔 24일 리모컨을 이용해 크레인으로 철판을 쌓는 작업을 하던 이 회사 소속 50대 노동자가 철판과 설비 기둥에 사이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노조는 "사고가 난 크레인과 비슷한 크레인에 오작동이 있어 최근까지 정비를 요청하기도 했다"며 "숙련이 덜 된 하청업체에, 다단계로 정비 작업을 맡겨 또 다른 위험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4월에는 크레인 작업에 2인 1조 근무를 사측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안전 진단을 즉각 시행하고 한 사람이 크레인과 생산을 병행하는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25일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유사 사고 위험성이 있는 크레인과 작업 현장, 공정 등을 조사한 후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릴 범위를 정할 방침이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는 이날 담화문을 내고 "유족분들께 깊은 조의를 표하며 유족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를 중대재해 없는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특별 안전 점검에 들어가는 등 노력하던 중이어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업장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안타깝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다"고 덧붙였다.

또 "모든 안전조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관계기관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에선 지난해 원·하청 노동자 4명이 산업재해로 숨졌고, 올해 들어선 이번 사고가 처음 발생한 중대재해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