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노조 "설 앞두고 집배원 두 명 숨져…인력 증원해야"

우정본부 "사망 사례, 업무 관련성 낮아…이미 보조인력 투입"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는 25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 명절을 앞두고 늘어난 배달 물량에 지난주에만 집배원 2명이 사망했다"며 우정사업본부에 인력 증원 등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국민주우체국본부에 따르면 이달 18일 서인천우체국 소속 50대 후반 집배원이 집안에서 쓰러진 채 가족에게 발견됐다.

또 21일에는 대구성서우체국 소속 40대 후반 집배원이 출근하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이들은 "두 집배원은 모두 전형적인 '과로사'인 뇌심혈관계질환으로 숨졌다"며 "택배노조 파업과 코로나로 인한 택배 물량 증가로 올해 예상 물량이 지난해 명절보다 21%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격무에 시달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명절을 앞둔 우정사업본부의 배송 계획은 배송 완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집배원들이 죽음의 배송을 강요받고 있다"며 "물량조절 없이 일몰 전 귀국하라는 명령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대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정부가 배달 인력 증원, 계약택배 접수 중지 지역 확대 등의 대책에 나서 집배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우정사업본부는 설명자료를 내고 "두 집배원은 출근 전에 자택에서 수면 중 사망했으며, 근무시간이 주 평균 41∼43시간으로 업무 관련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설 명절을 앞두고 늘어난 물량에 따른 집배원 등의 업무 부담 경감을 위해 우편물 접수 제한 기간을 운영하고 집배 보조 인력 등 단기 인력을 채용해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