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사 "북한의 합리적 우려 해결안된게 교착의 주원인"

라디오서 주장…한중 감정악화엔 "주의 기울이고 있어"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26일 "북한은 4년째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발사를 하지 않았지만, 그런 조치가 중시되지도 답이 오지도 않았고, 합리적인 우려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며 "이것이야말로 한반도 교착상태의 주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싱 대사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핵실험 모라토리엄(유예) 철회를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제재와 압력만 해서 한반도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전반적 국면을 고려해 서로 언행을 삼갈 것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싱 대사는 미국이 동맹국을 중심으로 중국을 배제하는 공급망을 짜려는데 대해선 "중한 간 산업망·공급망은 시장 자율에 의해 형성된 것이고 호혜와 상생의 결과"라며 "외국의 간섭을 받거나 인위적으로 차단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박병석 국회의장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에 대해 "대단히 환영한다"면서 "이것은 중국에 대한 지지, 올림픽에 대한 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정에 의해 문 대통령이 안 가더라도 충분히 이해한다"며 "중국 국민들은 한국을 아주 좋은 이웃이라고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싱 대사는 미국과 일본 등이 올림픽에 정부 대표단을 보내지 않는 이른바 '외교적 보이콧'을 내세운 것과 관련해서는 "누가 와도, 안 와도 우리는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 간 국민감정이 악화한 것과 관련해선 "최근 몇 년 동안 양국 국민들 감정이 다소 안 좋아진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면서 "인터넷을 통해 '이건 당신 것, 이건 내 것이다'의 불필요한 문화적 감정충돌이 있는데 다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 움직임과 이에 대한 한국 국민의 반발을 '불필요한 감정충돌'로 단순화했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에 있어서 중국 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며 "한한령은 아니지만, 감정적으로 약간 안 좋은 건 맞다. 양국 정부도 많이 노력하고 국민들도 좀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라디오 인터뷰는 한국어로 이뤄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