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한동훈 지휘", "나쁜 장관"…법사위, 李·尹 대리공방

與 "김건희 일반인이었다면 당장 체포…법무부 철저히 수사지휘해야"
野, 박범계에 "한심하기 짝이 없는 장관…양심 있다면 물러나라"
여야는 26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상대 당 대선후보를 둘러싼 의혹을 부각하며 대리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씨에 타깃을 맞췄고, 국민의힘은 민주당 의원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정치중립을 위반하고 있다며 장관직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김씨의 '7시간 통화' 녹취를 거론하며 "김씨가 한동훈 검사장에게 본인이 (제보를) 전달하겠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윤 후보의 징계 사건 판결문을 보면 김씨와 한 검사장이 9번 통화하고 332차례 카톡했다고 나오는 등 두 사람은 자주 소통하는 사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녹음 파일이 나오기 전에는 윤 후보가 김씨 휴대전화로 (한 검사장과 소통)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그게 아니다"라며 "김씨가 한동훈 검사장에게 수사지휘를 해왔던 것 아닌지 모르겠다. 이 부분을 살펴 봐달라"고 했다.

그러자 박 장관은 "공감 가는 바가 있으나, 대화가 어떤 시기에 어떤 맥락으로 됐는지…"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또 박 장관에게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데 소환이 안 되고 있다. 일반인 같았으면 당장 체포영장 발부돼 체포했을 사안처럼 보이는데 법무부가 철저하게 수사지휘를 하고 관리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대선을 앞두고 윤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법사위를 소집했다고 비판하는가 하면 박 장관의 '정치적 중립'을 문제 삼는 데 주력했다.

특히 박 장관이 김건희 씨와 양재택 검사의 중국 여행 의혹에 대해 "실체적 진실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답하자, 강력 반발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이런 카더라(의혹성) 뉴스를 가지고 법무부 장관의 말 한마디를 듣기 위해 법사위가 열리는 이런 정치 공세는 마땅히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야당 대통령 후보 부인의 출입국 기록이 있는지 확인하려고 법무부 장관을 불러서 법사위를 해야 하는 거냐"며 "이재명 후보가 오늘 네거티브를 안 하겠다고 말했는데 그 말이 허망하게 들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장관을 겨냥해 "눈도장을 찍고 있나.

작전 짜고 있는 건가.

한심하기 짝이 없는 장관"이라며 "수준이 한심하고 참 나쁜 장관"이라고 비난했다.

조수진 의원은 "박 장관은 장관에 앞서 여당 의원이라고 선언했다.

정치적 중립 따위는 발에 낀 때 같은 존재라는 것"이라며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 장관은 "저는 선거 주무 장관이 아니고 공안 지휘를 한 바도 없다"며 "저를 포함해 누구도 선거 국면에서 정치 중립을 위반하거나 의혹을 받을 행태를 보이지 않았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두산건설에 용도변경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대해 "이 후보는 당시 언론에 두산이 시세차익을 챙기면 허가를 취소하고 건물을 철거하겠다고 큰소리를 했다"며 "그런데 공문발송 후 아무런 조치도 안 했다. 뇌물이 의심되지 않느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