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목요일' 코스피 2,610대로 추락…FOMC·LG엔솔에 '휘청'(종합)

코스피 14개월만의 최저…코스닥 3.73% 급락해 849.23
유가증권시장서 외국인 1.6조원 순매도…기관 1.8조원 순매수, 역대 최대
코스피가 27일 3% 넘게 급락하며 2,610대로 밀려났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94.75포인트(3.50%) 내린 2,614.49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2020년 11월 30일(2,591.34) 이후 약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2,709.24로 보합 출발한 지수는 장 초반부터 빠르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장 막판에는 2,614.49까지 밀리며 2,600선도 위협받는 모습이었다.

미국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데다 이날 국내 증시에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의 수급 변동성 확대에 영향을 받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정례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며 여러 번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도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 이후 주요 지수가 장중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고 혼조 마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FOMC 이후 파월 연준의장의 매우 공격적인 발언은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음을 의미하고 있어 전반적인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증시 주변부가 불안 심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 패시브(지수추종) 자금으로 인한 매물을 받아줄 수급 주체가 부재한 점이 한국 증시 낙폭 확대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6천37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이 중 LG에너지솔루션이 1조4천741억원을 차지했다.

반면 기관은 1조8천5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는데 LG에너지솔루션 순매수 금액은 3조4천69억원에 달했다.

즉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종목을 1조6천억원가량 순매도한 셈이다.

이날 기관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금액은 1998년 집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종전 최대 규모는 1조6천441억원(2016년 1월 28일)이다.

개인은 이날 1천727억원을 순매도했다.

결국 이날 외국인이 LG에너지솔루션을 대거 팔아치운 가운데 기관 투자자가 이를 사들이는 동시에 다른 종목을 순매도한 영향이 오롯이 시장에 반영됐단 분석이다.

이날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가(30만원)의 약 2배인 59만7천원에 시초가를 형성했으나 이후 급락해 50만5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118조2천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2위에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영향에 기존 '배터리 3사'인 LG화학(-8.13%), 삼성SDI(-6.16%), SK이노베이션(-7.11%) 등은 급락했다.

그 밖에 시총 상위권에서 삼성전자(-2.73%), SK하이닉스(-3.40%), 네이버(-3.19%), 삼성바이오로직스(-5.94%), 현대차(-1.84%), 카카오(-4.95%) 등도 하락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2.86포인트(3.73%) 내린 849.23에 마감했다.

이는 작년 11월 17일(839.4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2.14포인트(0.24%) 오른 884.23으로 출발해 하락 전환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이 3천646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과 기관이 각각 3천276억원, 158억원을 순매수했다.

시총 상위권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5.36%), 에코프로비엠(-0.73%), 펄어비스(-5.86%), 엘앤에프(-11.07%), 카카오게임즈(-6.81%), 위메이드(-5.10%) 등 대부분 종목이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20조2천530억원,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8조9천128억원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