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에 4년간 60만여가구 기초생활급여 혜택

2017년 이후 수급자 가구 58.2% 늘어…2000년 이후 수급자 규모도 최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생계·의료·주거급여 등을 지원하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면서 최근 4년간 60만여가구가 새롭게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기초생활보장제도상 '부양할 수 있는 가족'이 있으면 수급 대상자에서 제외했던 선정 기준이 단계적으로 사라지면서 2018년부터 2021년 사이 60만4천가구, 총 77만8천명이 신규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해 기준 총수급자 수는 164만 가구, 236만명으로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처음 도입된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다.

부양의무자 기준의 단계적 폐지가 시작된 2017년과 비교해보면 수급자 가구는 58.2%(103만 가구→164만 가구), 인원은 49.2%(158만 명→236만 명)로 늘었다. 그간 부양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급여를 받지 못하거나, 부양의무자의 부양 능력이 없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급여 신청을 주저했던 이들이 새로 급여 혜택을 받게 된 것이다.

급여 유형에 따라서는 중복 수급자를 포함해 생계급여 수급자 28만3천명, 의료급여 8만8천명, 주거급여 72만2천명이 신규 지원 대상에 선정됐다.
이와 별개로 만 18세 이상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그간 자립준비청년은 만 24세까지 근로·사업소득에 대한 추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보호 종료 후 5년 이내로 최대 만 29세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추가 공제를 받으면 소득인정액이 적게 산정되면서 생계급여 등을 지급받을 수 있는 대상자는 더 늘어난다.

또 30세 미만의 중증 장애인이 지역사회에 자립할 수 있도록 부모와 따로 거주할 경우에는 독립된 가구로 보장한다. 기존에는 동거 여부와 상관없이 한 가구로 묶여 각종 급여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앞으로는 별개의 가구로 판단해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민영신 복지부 기초생활보장과장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로 부양의무자가 있지만, 실제 부양을 받지 못하는 빈곤 사각지대 해소에 성과가 있었다"며 "앞으로도 급여 수준을 결정하는 기준중위소득 인상과 취약계층 지원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