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내전 티그라이 주민 40% 극심 식량난

세계식량계획 보고서 "주민 4분의 3은 끼니 줄여"
에티오피아 내전의 진원지인 북부 티그라이 지역에서 주민 약 600만 명 가운데 40%가 극심한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이 28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WFP는 2개월간 현지 사정을 조사한 끝에 발간한 보고서에서 내전이 15개월째 진행된 가운데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로 인도주의 지원 수송 차량이 티그라이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티그라이 주민 4분의 3가량도 식량 불안정으로 온갖 자구책을 써가며 끼니를 줄이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유엔과 미국에 따르면 티그라이는 지난 수개월 동안 에티오피아 중앙정부에 의해 사실상 봉쇄 상태에 있다. 그러나 에티오피아 정부는 오히려 티그라이 반군이 기근을 '정치적 도구'로 사용해 인도주의 지원을 방해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티그라이 인접 암하라 지역에서도 교전이 심해지면서 5세 이하 어린이의 14%가 영양실조 상태다.

북부 아파르 지역에서도 새로 전투가 벌어지면서 식량 사정이 악화하고 있다. 이들 북부 지역에서 총 900만 명이 식량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유엔은 추산했다.
티그라이 주도 메켈레에 있는 아이데르 종합병원 의사와 직원들은 8개월째 급료를 못 받고 있다.

의료진 일부는 영양부족 상태인 자녀를 입원시켜야 했고 일부 직원은 구걸에 나섰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현지에서 일하는 구호단체들이 연료가 떨어져 도보로 지원물자를 전달하는 형편이라면서 이대로라면 2월 말까지 어떤 것도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OCHA 대변인이 전했다.

에티오피아군은 티그라이 지역 내로 진입은 안 하고 있지만, 드론을 이용한 공격으로 많은 민간인 살상이 벌어지고 있다.

아비 아머드 총리는 지난 2020년 11월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던 티그라이 지역정부인 인민해방전선(TPLF) 측이 정부군 기지를 선공했다면서 법치 회복을 이유로 내전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수천∼수만 명이 숨지고 수백만 명이 이웃 수단 등으로 피신해 난민 신세가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