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원로 록스타의 외침 "거짓말이 돈을 위해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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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영, 허위정보 많지만 청취자 1천만명 넘는 팟캐스트 놔둔 스포티파이에 일침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가 26일(현지시간) 자사 플랫폼에서 포크록 싱어송라이터 닐 영(76)의 음악을 제외하기로 하면서 스포티파이를 둘러싼 논란은 이틀 만에 봉합됐다. 논란은 영이 24일 스포티파이에서 자신의 음악을 전부 내려달라고 매니저와 음반사에 통지하면서 알려졌다.
그는 스포티파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허위 정보의 온상이 되고 있다면서 "그들(스포티파이)은 로건, 아니면 영을 가질 수 있다.
둘 다는 안 된다"고 밝혔다. 영이 언급한 로건은 스포티파이에서 독점 방영되는 유명 팟캐스트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의 진행자 조 로건이다.
스포티파이는 2020년 로건에게 무려 1억달러(약 1천197억원)를 지급하기로 하고 독점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도됐다.
음악가들에게 스트리밍 수수료를 박하게 지급하는 것으로 소문 난 스포티파이가 이런 거액을 들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 로건의 팟캐스트가 지닌 폭발적 인기 때문이다.
편당 3∼4시간 분량인 그의 팟캐스트는 회당 1천100만회씩 다운로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탠딩 코미디언 출신의 로건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인화력 있는 소재와 선동적인 주장을 담은 팟캐스트로 막대한 애청자층을 확보했다. 건강한 젊은이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필요가 없다거나 소·말 등에 쓰이는 구충제인 '이버멕틴'을 코로나19 치료제로 홍보하기도 했다.
지난 24일에는 캐나다의 임상심리학자 조던 피터슨을 게스트로 불러 팟캐스트를 진행했는데 백인인 피터슨은 이 자리에서 자신을 '교활하고 미친 백인'이라고 지목한 밴더빌트 대학의 흑인 사회학 교수 마이클 다이슨이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피부색은 실제 약간 그을린 황색인데 희다고 거짓말을 했고, 다이슨의 피부도 사실은 검지 않고 일종의 갈색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로건의 방송은 스포티파이의 팟캐스트 중 미국과 캐나다, 호주에서 청취자가 가장 많은 팟캐스트다.
미국 언론들은 스포티파이 입장에서 닐 영과 조 로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답은 로건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진단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시장조사 업체 '미디어 리서치'의 음악산업 애널리스트 타티아나 시리사노는 워싱턴포스트(WP)에 "대규모 팟캐스트 청취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보다 대규모 음악 팬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훨씬 쉽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음악은 다양한 장르를 바꿔가며 듣지만 정치적 스펙트럼을 넘나들며 팟캐스트를 듣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음악가 한 명이 사라졌다고 그 음악가의 모든 팬을 꼭 잃는 것은 아니지만 로건이 사라진다고 해서 그 청취자들이 진보 성향인 미셸 오바마의 팟캐스트로 옮겨가지는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영국의 진보 매체 가디언은 스포티파이의 결정을 두고 '벌거벗은 자본주의'라고 논평하면서 "이번 결정의 궁극적 대가는 시가총액이 아니라 스포티파이의 평판과 그 청취자들의 충성도, 그리고 이 회사의 영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포티파이의 경쟁사들은 이번 논란을 마케팅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애플은 애플뮤직 트위터 계정의 기본 화면에 '닐 영의 집'이란 문구를 내걸었다.
스포티파이는 닐 영을 박대했지만 자신은 그를 환대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애플뮤직 애플리케이션의 둘러보기 화면에는 '우리는 닐을 사랑한다'는 문구 아래 이 가수의 주요 곡을 보여주는 특집 코너도 마련했다.
위성·온라인 라디오 방송사인 시리어스XM은 닐 영의 음악에 특화한 프로그램인 '닐 영 라디오'를 한동안 부활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은 스포티파이가 자신의 음악을 내리기로 결정한 날 자신의 웹사이트에 '스포티파이: 진실의 이름으로'란 글을 올려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스포티파이에서 허위인 코로나19 정보를 듣는 대부분의 청취자는 24살 젊은이들인데 이들은 스포티파이가 사실이 아닌 정보를 절대 내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하지만 불행히도 이는 틀렸다고 말했다.
영은 스포티파이가 자신의 음악을 듣는 전 세계 스트리밍 청취자의 60%를 차지한다면서 이번 결정이 음반사에 큰 손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음악가들과 음반사들에 스포티파이 플랫폼에서 하차해 코로나19에 대한 치명적인 허위 정보를 지원하는 것을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실제 영의 이런 호소에 같은 캐나다 출신으로 포크폭의 대모로 불리는 싱어송라이터 조니 미첼(78)도 스포티파이 하차를 선언했다.
또 온라인에서는 이번 사태 이후 '스포티파이를 지워라'(#DeleteSpotify)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이 스포티파이의 변화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WP는 몇몇 영향력 있는 가수나 밴드가 동참하더라도 1억7천200만명에 달하는 스포티파이 구독자 중 몇 명이나 계정을 삭제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영은 자신의 글에서 "거짓말이 돈을 위해 판매되고 있다"고 썼다.
음악 소비의 주요 통로가 음반이나 CD에서 스트리밍으로 바뀌면서 달라진 음악 산업의 지형도는 오래된 '올드 팝'에 새 생명을 안겨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거대 스트리밍 기업이 청취자가 많다는 이유로, 돈이 된다는 이유로 거짓말과 허위 정보를 방송하고, 시장이 그런 기업의 결정에 박수를 보내는 풍경을 지켜보는 일은 씁쓸하다.
/연합뉴스
그는 스포티파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허위 정보의 온상이 되고 있다면서 "그들(스포티파이)은 로건, 아니면 영을 가질 수 있다.
둘 다는 안 된다"고 밝혔다. 영이 언급한 로건은 스포티파이에서 독점 방영되는 유명 팟캐스트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의 진행자 조 로건이다.
스포티파이는 2020년 로건에게 무려 1억달러(약 1천197억원)를 지급하기로 하고 독점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도됐다.
음악가들에게 스트리밍 수수료를 박하게 지급하는 것으로 소문 난 스포티파이가 이런 거액을 들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 로건의 팟캐스트가 지닌 폭발적 인기 때문이다.
편당 3∼4시간 분량인 그의 팟캐스트는 회당 1천100만회씩 다운로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탠딩 코미디언 출신의 로건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인화력 있는 소재와 선동적인 주장을 담은 팟캐스트로 막대한 애청자층을 확보했다. 건강한 젊은이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필요가 없다거나 소·말 등에 쓰이는 구충제인 '이버멕틴'을 코로나19 치료제로 홍보하기도 했다.
지난 24일에는 캐나다의 임상심리학자 조던 피터슨을 게스트로 불러 팟캐스트를 진행했는데 백인인 피터슨은 이 자리에서 자신을 '교활하고 미친 백인'이라고 지목한 밴더빌트 대학의 흑인 사회학 교수 마이클 다이슨이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피부색은 실제 약간 그을린 황색인데 희다고 거짓말을 했고, 다이슨의 피부도 사실은 검지 않고 일종의 갈색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로건의 방송은 스포티파이의 팟캐스트 중 미국과 캐나다, 호주에서 청취자가 가장 많은 팟캐스트다.
미국 언론들은 스포티파이 입장에서 닐 영과 조 로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답은 로건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진단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시장조사 업체 '미디어 리서치'의 음악산업 애널리스트 타티아나 시리사노는 워싱턴포스트(WP)에 "대규모 팟캐스트 청취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보다 대규모 음악 팬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훨씬 쉽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음악은 다양한 장르를 바꿔가며 듣지만 정치적 스펙트럼을 넘나들며 팟캐스트를 듣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음악가 한 명이 사라졌다고 그 음악가의 모든 팬을 꼭 잃는 것은 아니지만 로건이 사라진다고 해서 그 청취자들이 진보 성향인 미셸 오바마의 팟캐스트로 옮겨가지는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영국의 진보 매체 가디언은 스포티파이의 결정을 두고 '벌거벗은 자본주의'라고 논평하면서 "이번 결정의 궁극적 대가는 시가총액이 아니라 스포티파이의 평판과 그 청취자들의 충성도, 그리고 이 회사의 영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포티파이의 경쟁사들은 이번 논란을 마케팅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애플은 애플뮤직 트위터 계정의 기본 화면에 '닐 영의 집'이란 문구를 내걸었다.
스포티파이는 닐 영을 박대했지만 자신은 그를 환대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애플뮤직 애플리케이션의 둘러보기 화면에는 '우리는 닐을 사랑한다'는 문구 아래 이 가수의 주요 곡을 보여주는 특집 코너도 마련했다.
위성·온라인 라디오 방송사인 시리어스XM은 닐 영의 음악에 특화한 프로그램인 '닐 영 라디오'를 한동안 부활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은 스포티파이가 자신의 음악을 내리기로 결정한 날 자신의 웹사이트에 '스포티파이: 진실의 이름으로'란 글을 올려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스포티파이에서 허위인 코로나19 정보를 듣는 대부분의 청취자는 24살 젊은이들인데 이들은 스포티파이가 사실이 아닌 정보를 절대 내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하지만 불행히도 이는 틀렸다고 말했다.
영은 스포티파이가 자신의 음악을 듣는 전 세계 스트리밍 청취자의 60%를 차지한다면서 이번 결정이 음반사에 큰 손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음악가들과 음반사들에 스포티파이 플랫폼에서 하차해 코로나19에 대한 치명적인 허위 정보를 지원하는 것을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실제 영의 이런 호소에 같은 캐나다 출신으로 포크폭의 대모로 불리는 싱어송라이터 조니 미첼(78)도 스포티파이 하차를 선언했다.
또 온라인에서는 이번 사태 이후 '스포티파이를 지워라'(#DeleteSpotify)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이 스포티파이의 변화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WP는 몇몇 영향력 있는 가수나 밴드가 동참하더라도 1억7천200만명에 달하는 스포티파이 구독자 중 몇 명이나 계정을 삭제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영은 자신의 글에서 "거짓말이 돈을 위해 판매되고 있다"고 썼다.
음악 소비의 주요 통로가 음반이나 CD에서 스트리밍으로 바뀌면서 달라진 음악 산업의 지형도는 오래된 '올드 팝'에 새 생명을 안겨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거대 스트리밍 기업이 청취자가 많다는 이유로, 돈이 된다는 이유로 거짓말과 허위 정보를 방송하고, 시장이 그런 기업의 결정에 박수를 보내는 풍경을 지켜보는 일은 씁쓸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