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충격 유가가 막아…현대重지주, 지주전환 후 최대실적(종합)

작년 1조원 넘는 영업익으로 흑자전환…"불확실성 해소로 올해 전망 밝아"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이 정유와 건설기계 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2018년 지주사 전환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주력 부문인 조선 계열사들이 통상임금 판결로 인한 충당금 설정으로 대규모 적자를 냈지만 '슈퍼사이클'에 따른 수주량 증가와 불확실성 해소로 올해 실적은 크게 나아질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1조854억원으로 전년(영업손실 5천971억원)과 비교해 흑자 전환됐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28조1천587억원으로 전년 대비 48.9% 증가했다. 순이익은 1천860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4분기 영업이익도 647억원으로 전년동기(영업손실 3천153억원)와 비교해 흑자로 전환됐다.

같은 분기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8조4천754억원과 1천896억원이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정유 부문의 매출 증가와 글로벌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건설기계 부문의 호실적이 지주사 전환 이래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현대오일뱅크는 매출 20조6천65억원, 영업이익 1조1천424억원을 기록했다.

유가 상승으로 재고 효과가 확대됐고, 석유제품 수요 회복에 따라 제품 크랙(수익성)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건설기계부문 중간 지주사인 현대제뉴인에 속한 현대건설기계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5천520억원, 1천818억원을 나타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8.5%나 늘었다.

작년 8월 현대중공업그룹에 인수된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1조6천782억원, 영업이익 373억원이었다.

현대일렉트릭은 매출 1조8천60억원, 영업이익 97억원을 거뒀고,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선박 리트로핏(개조)과 선박 부품서비스 부문의 수주 호조로 전년 대비 7.8% 상승한 매출 1조87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그룹의 중심인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충당금 설정과 강재가(價) 급등으로 인한 비용 상승으로 대규모 적자를 냈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사측을 상대로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재산정한 법정수당과 퇴직금 등의 차액을 청구한 임금 소송에서 노 측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 선박의 발주 증가 등 본격적인 시황 회복세로 지난해 대비 4% 늘어난 15조4천93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적자는 1조3천848억원에 달했다.

한국조선해양의 계열사인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의 매출은 각각 8조3천113억원, 4조2천410억원, 2조8천872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수주 목표를 52%를 초과 달성하는 등 최근 수주량이 늘고 있고, 선가도 오르고 있어 올해는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그룹 측은 전했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일회성 비용 반영을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한데다 조선과 정유, 건설기계 등 주력사업의 시황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어 올해도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