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확진자 대선 현장투표' 추진…오후 정개특위 의결 시도(종합)

선관위도 '오후6시 이후 투표' 의견 일치…법안소위 후 오후 속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9일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코로나19 확진·격리자에 대한 대선 투표권을 보장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 심의에 나섰다. 정개특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여야가 각각 발의한 관련 선거법 개정안을 법안소위로 넘겼다.

확진·격리자 참정권 보장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들은 대체로 유사한 내용이다.

민주당 안은 ▲ 대선 당일 오후 6∼9시 확진자 별도 투표 ▲ 거소투표 대상에 확진자 포함 등을 담았다. 국민의힘 안도 ▲ 대선 당일 오후 6∼9시 확진자 별도 투표 ▲ 확진자·격리자 대상 임시 기표소 설치 및 투표소 접근 편의를 위한 제반시설 설치 등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출석해 구체적인 시행안을 보고했다.

대선 당일 투표에 사전투표일 중 하루를 더해 총 이틀 간 확진·격리자 투표를 실시한다는 구상으로, 참정권 보장에 여야와 방향성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개특위 의결까지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관위 시행안에 따르면 확진·격리자 투표는 본투표(3월 9일)와 사전투표 종료일(3월 5일) 오후 6시 이후 실시하게 된다.

투표를 위해서는 방역당국으로부터 임시 외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선관위는 확진·격리자 투표 참여를 위한 선거 비용으로 약 85억원을 추산하고 있다. 전담 사무원 투입에 82억원, 방호복 세트 구입에 3억원 씩이다.

김세환 선관위 사무총장은 회의에서 "유권자가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가운데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또한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의 선거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방역당국과 협의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 중에 있다"고 밝혔다.

여야 위원들은 확진·격리자 참정권과 공정 선거 보장을 위해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선관위에 주문했다.

민주당 김민철 의원은 선관위가 운영하는 온라인 투표시스템인 K-보팅 도입 검토를 제안했고,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본투표 당일 투표시간을 연장할 경우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 시간을 사전조정해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 등은 확진·격리자 투표자가 일시에 기표소로 몰릴 경우에 대비해 확실한 동선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선관위와 행정안전부에 당부했다.

정개특위는 이르면 오후 회의를 속개해 선거법 개정안 의결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정개특위가 의결하면 선거법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간다.

여야는 정개특위에서 합의된 개정안을 이달 중순 전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선거 일정을 고려해 오는 14일 본회의 처리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이들의 투표권 행사 문제가 대두됐다.

정부는 이달 말 하루 신규 확진자 수를 13만∼17만명으로 추산했다.

현행법과 선관위 지침상으로는 사전투표일(3월 4∼5일) 이후인 다음 달 6일부터 투표 당일인 9일 사이에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자가격리 확진자와 생활치료센터 입소자 모두 투표할 방법이 없다. 3월 6∼9일 사흘간 약 39만∼51만명의 유권자가 헌법상 보장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