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톱5' 역사 쓴 차준환 "희망 발견…앞으로의 내 모습 기대돼"

"첫 점프에서 넘어진 뒤 당황…머릿속에서 지우려 노력"
"더 강한 선수로 성장할 것…다음 올림픽에선 3장의 출전권 따오고 싶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역사상 첫 올림픽 '톱5'의 역사를 쓴 차준환(고려대)은 "앞으로 더 강한 선수로 성장하겠다"며 활짝 웃었다.차준환은 10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82.87점을 받아 쇼트프로그램 점수(99.51점)과 합친 총점 282.38점으로 5위를 차지했다.

차준환은 이번 올림픽에서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 총점 모두 개인 최고점을 찍었다.

그는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첫 점프에서 넘어지는 큰 실수가 나왔지만, 남은 연기 요소에서 실수를 범하지 않아 만족스럽다"며 "목표로 세웠던 개인 최고점과 톱10의 성적을 모두 이뤄 기쁘다"고 말했다.이어 "오늘 경기로 희망을 발견했다"며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차준환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차준환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는 '점프 머신' 네이선 첸(미국·332.60점), '일본의 신성' 가기야마 유마(310.05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우노 쇼마(293.00점), '피겨 킹' 하뉴 유즈루(283.21점·이상 일본)뿐이다.특히 올림픽 3연패에 도전했던 하뉴와는 0.83점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평창올림픽에서 15위를 기록했던 차준환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자기의 이름을 세계에 단단히 각인시켰다.

차준환은 "평창동계올림픽 준비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그 경험을 발판삼아 이번 올림픽을 잘 준비할 수 있었다"며 "힘든 순간이 많았는데, 값진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특히 불안감과 긴장감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운 것 같다"며 "베이징올림픽을 또 다른 경험 삼아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베이징올림픽에서 '톱5'를 기록하면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본인이 세운 한국 남자 싱글 올림픽 최고 순위(15위)를 경신했다.

아울러 지난달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본인이 작성한 한국 남자 싱글 공인 최고점(273.22점)도 넘어섰다.

차준환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장 올림픽이 끝나면 세계선수권대회가 남아있다"며 "그 대회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평창올림픽에선 경험을 쌓았고, 베이징올림픽에선 목표를 이뤘다"며 "(함께 출전한) 이시형과 다음 올림픽 땐 꼭 3장의 출전권을 따내자고 이야기 나눴는데, 그땐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차준환은 첫 번째 연기과제였던 쿼드러플 토루프를 시도하다 넘어지는 실수를 범했다.

이번 연기의 유일한 티였다.

차준환은 "생각보다 심하게 넘어져서 당황했는데, 빨리 머릿속에서 잊고 다음 점프 요소에 집중했다"며 "다행히 곧바로 정상적인 연기를 펼쳐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음 올림픽에선 향상된 기술을 펼치고 싶다는 생각도 밝혔다.

그는 "더 많은 4회전 점프를 구성 요소에 넣고 깨끗한 프로그램을 펼치고 싶다"며 "숙제가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오는 15일 여자 싱글 경기에 출전하는 후배 유영(수리고), 김예림(수리고)에 관해 조언도 잊지 않았다.그는 "올림픽은 참 소중한 순간"이라며 "순간순간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