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타고 與텃밭 누빈 尹…"민주화 이끈 호남, 과실 받을때"

옛 친박 이정현, 순천서 '깜짝 지지유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주말인 12일 여권의 '텃밭'인 호남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정책공약을 홍보하는 '열정열차'에 올라 전주를 출발점으로 남원, 순천, 여수로 이어지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지난 주말 광주 방문에 이어 2주 연속 호남행인 셈이다.

이준석 대표와 호남 출신 정운천·이용호 의원이 동행했다. '호남 득표율 25%'를 목표로 내세운 국민의힘이 그야말로 호남 표심 구애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윤 후보는 이날 전주역 앞 광장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호남은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끌어온 지역"이라며 "이제 호남이 그 과실을 이어받아야 할 때가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붉은색 목도리를 목에 두르고, 같은색 바람개비를 손에 쥔 윤 후보는 "곧 봄이 올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후보 주변 인사들의 손에는 붉은색과 파란색의 바람개비가 함께 들려 있었다.

보수와 진보 진영의 통합을 상징하는 동시에 "전국에 바람이 불고 있다는 의미"라고 국민의힘은 설명했다.
두 번째 기착지인 남원을 찾아서도 윤 후보는 "호남이 지켜온 자유민주주의라는 이 정신과 가치를 국민 통합의 지렛대로 삼아서, 모든 국민이 하나가 되는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전북홀대론의 종말'을 약속하며 지역특화 산업과 인프라 확충을 통한 경제적 번영을 약속했다.

윤 후보는 "호남의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왔다"면서 호남 인재 등용도 약속했다.

그는 "지역 출신들이 중앙정부에 많이 등용돼 역할을 하고 '우리도 중앙정부에 이야기할 수 있는 루트가 많이 생기겠구나' 하는 것을 느껴야 힘이 생기지 않겠나"라며 "그래야 지역의 중요 사업을 할 때 예산도 배정받을 수 있는 것이고"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을 의식한 듯 "특정 정당에 의해서 수십 년간 장악됐다고 할 수 있는 데 사실 발전은 크지 않다"고 언급하며 정권교체 필요성을 부각했다.
열차 이동 중에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호남 먹방'에 대한 지식을 뽐내기도 했다.

윤 후보는 논산지청 근무 시절을 회고하며 "전주라고 하면 비빔밥"이라며 "김제 쌀, 순창 고추장, 김제에서 참깨로 만든 참기름의 삼박자가 맞춰져야 하고"라며 입맛을 다셨다.

열차가 남원에 다다르자 "추어탕뿐 아니라 추어숙회 두부숙회 그것도 유명하다"며 웃었다.

남원·임실·순창 지역구인 이용호 의원의 '춘향가' 노랫가락에 맞춰 추임새를 넣으며 손가락 하트를 그려 보이는 등 지역민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했다.

남원에 도착해서는 추어탕으로 점심을 먹은 뒤 재래시장인 춘향골 공설시장에 들러 고춧가루와 오징어, 북어채 등 찬거리를 20만 원어치 구매했다.
순천에서는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가 '깜짝 등장'해 유세연설을 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윤 후보를 향해 '탕평인사' '정권 연좌제 폐지' '공단 발전' 등에 답변을 요구했고, 윤 후보는 오른 주먹을 불끈 쥐어 허공에 흔들며 화답했다.

호남 출신으로는 사상 첫 보수정당 대표에 올랐던 이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퇴원이 임박한 박 전 대통령의 윤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가 정치권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어서 이 전 대표의 이날 찬조연설에 시선이 쏠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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