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부 "대만해협 정세와 우크라이나 사태는 본질 달라"

'중국 대만 침공설' 대응…中군용기, 대만 프라타스 군도 영공 진입
대만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틈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것이라는 설이 퍼지는 가운데 대만의 청와대 격인 총통부는 "대만해협 정세와 우크라이나의 사태는 본질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대만해협은 중국과 대만 사이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해협으로, 길이 약 400㎞, 폭 150∼200㎞의 전략적 요충지다.

13일 연합보와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전날 대만 총통부는 지난달 하순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지시로 구성된 국가안전회의(NSC)의 '우크라이나 정세 대응 태스크포스(TF)'가 우크라이나 정세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총통부는 대만해협 정세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본질적으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크라이나 정세에 대한 가짜 뉴스가 상당량 유통되면서 대만 사회의 민심과 사기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 부처가 가짜 뉴스 바로잡기와 정확한 정보의 제공에 나설 것이라면서 사회 각계는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말라고 당부했다.

장둔한(張惇涵)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앞으로 우크라이나의 정세에 대해 계속 예의주시하고 관련 국가와 밀접한 협력 등을 통한 대처 외에 이미 정부 각 부처가 적절한 대응에 나섰다며 국민들은 안심하라고 밝혔다.

이어 대만군은 현재 우크라이나 정세와 대만 해협의 동태를 계속 긴밀히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연합정보 감시 정찰 강화를 통해 각종 위협 등에 대한 대응과 전비 태세의 강도를 점차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통부는 가짜 뉴스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만 언론들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중국이 이 기회를 노려 대만에 대해 크고 작은 군사적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가짜 뉴스가 퍼지면서 대만인의 사기 저하를 우려한 대만 총통부가 이같이 밝혔다고 풀이했다.

앞서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장관)도 지난 11일 인도 CNN-뉴스18 방송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현재 서방이 우크라이나 정세 대응에 분주한 틈을 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지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는 전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여행 경보를 불필요한 여행을 피해야 하는 3단계(오렌지색)에서 여행 금지 및 긴급 철수를 해야 하는 4단계(홍색)로 올렸다.

이에 따라 대만 당국은 대만인의 현지 방문을 자제하고 현지의 유학생·기업인 등 대만인에게 속히 떠나라고 권고했다.
한편 대만 공군사령부는 전날 젠(殲·J)-16 전투기 3대, 젠-11 전투기 1대, 윈(運·Y)-8 대잠초계기 1대 등 중국 군용기 5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자유시보도 항공기 위치 추적 정보를 제공하는 페이스북 계정 '대만서남공역'을 인용해 중국 군용기 1대가 전날 낮 12시 30분께 대만이 실효지배하는 남중국해 프라타스 군도(둥사군도·東沙群島)의 영공을 침범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만 국방부 자료를 인용해 올해 들어 중국 군용기 171대가 31일간 대만 공역에 진입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