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나발니, 징역 15년 추가될 위기 직면

횡령 등 추가기소…"영원히 수감하려는 시도"
불법재판 주장…측근 "투옥중 피살 가능성 커진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6)가 수감 중 기부금 횡령 혐의로 다시 재판정에 섰다. 15일(현지시간)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검찰은 나발니가 자신이 창설한 반부패재단의 기부금 470만 달러 이상을 개인적 용도로 횡령했다며 그를 기소했다.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를 비방한 혐의와 관련해 진행된 재판에서 판사를 모독했다는 혐의도 추가했다.

이 혐의들이 모두 인정되면 최고 징역 15년 형을 받을 수 있다고 그의 동료들은 AP통신에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 러시아 검찰은 나발니와 그의 동료들이 자금을 훔칠 목적으로 시민들을 속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나발니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며 "당신들은 내 수감 기간을 영원히 늘리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두렵지 않다. 이 재판을 지시한 사람들이 정말로 두려워하고 있을 것"이라며 "고 말했다.

나발니의 변호인들은 이번 재판이 불법 재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이번 재판은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100㎞ 떨어진 포크로프 감옥에 마련된 임시 법정에서 비공개로 열렸으며 사건 파일이 담긴 휴대전화나 노트북을 반입할 수 없었다. 그의 동료인 마리아 페브치흐는 사람들의 관심이 우크라이나에 쏠리면서 그에 대한 위험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따라 그가 감옥에서 살해될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의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2011년 창설한 반부패재단을 통해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비리 의혹을 숱하게 폭로했다.

그는 2020년 8월 비행기에서 갑자기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뒤 독일로 이송돼 치료를 받다가 작년 1월 귀국과 동시에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그는 뒤이어 열린 재판에서 2014년 사기 혐의로 받은 집행유예가 실형으로 전환되면서 3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돼 구속 수사 기간 등을 제외한 2년 6개월의 형기를 채우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