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일촉즉발] "러시아 용병, 돈바스 지역에 은밀히 침투…침공 준비 작업"

러시아, 각종 전투에서 용병 활용…정부 개입 부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준비작업을 위해 러시아 용병들이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 이미 침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두 명의 유럽 고위 안보 관료 말을 인용해 시리아와 리비아에서 전투 경험이 있는 러시아 용병 약 300명이 민간인 복장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지역에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러시아 민간군사업체 바그네르(Wagner) 소속 전투 요원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국경 주변에 배치된 러시아군에 비해 소수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등장은 전쟁이 다가왔다는 불길한 신호라고 NYT는 전했다. 다만 이들이 투입된 이유에 대해서는 두 관료의 말이 엇갈렸다.

한 관료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반군 지역 민간인을 공격한 것처럼 보이는 일명 '위장 술책 작전'에 러시아 용병이 개입된 것으로 봤다.

반면 우크라이나군 관계자인 또 다른 관료는 용병들이 이미 2개월 전에 돈바스 지역에 도착했으며 이 지역 반군들을 증강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용병을 사용하는 것은 러시아 군사 작전의 핵심 특징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용병을 통한 전략이 탄생한 것도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였다.

러시아는 2014년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항하는 친러 반군이 봉기했을 때 이들의 병력을 증강하기 위해 러시아 제대 군인들로 구성된 용병을 배치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이번 사태 이전에도 수만 명의 러시아 군대가 수년 동안 우크라이나 분쟁 지역의 전투에 배치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러시아군을 우크라이나의 어떤 전투에도 배치한 적 없다고 지속해서 부인하고 있다.

다만 이 지역 병원에서 러시아 여권을 보유한 전사자와 부상자들이 계속해서 나오면서 러시아군의 존재를 부인할 수 없게 되자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파시스트 정권과 싸우는 슬라브족 동지들을 돕기 위해 일부 군인들이 휴가를 이용해 자원해서 전쟁에 참여한 것이라 주장했다.

러시아 용병 집단 중에서는 민간군사업체 바그네르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바그네르 전투 요원들은 중동에서의 전쟁에서 전투 경험을 쌓았고, 말리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수단 등 여러 정부의 안보 고문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작전 지역에서 부적절한 일을 하더라도 러시아 정부가 책임을 부인할 수 있도록 러시아 군대와 거리를 두고 작전을 펼친다.

지난해 발표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바그네르 용병들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민간인을 살해하고 주택을 약탈하며 모스크에서 예배 중인 사람들에게 치명상을 입혔다.

또 시리아에서는 시리아 친정부군과 함께 미군 특공부대에 대규모 폭격을 퍼붓기도 했다.

이는 미군이 보호하던 유전과 가스전을 점령하기 위한 공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두 사건 모두 러시아군과 관계없는 일이라며 개입을 부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