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금융 제재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가 '불법'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4일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을 자세히 소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먼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국제사회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문은 "이러한 행동은 국제법 하에서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것"이라며 "그들의 행동은 유엔으로부터 승인받지 못했고, 제재를 가한 나라들이 국제사회 전체를 대표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제재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제재가 자국 경제에 끼칠 악영향을 우려하기도 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반미를 고리로 밀월관계를 강화하면서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이 중국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중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과 러시아 간 교역액은 전년보다 35.9% 증가한 1천468억7천만 달러(약 175조5천977억 원)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신문은 "미국 관리들이 러시아를 위협할 모든 것을 관철한다면 중국 등 러시아와 거래하는 모든 외국 기업이 표적이 될 것"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경제·금융 제재가 현실화·장기화할 경우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했다.
앞서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화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제재는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경로가 아니다"라며 "중국은 어떠한 불법적인 일방적인 제재도 일관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 이후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100여 차례가 넘는다는 미국 정부의 발표 자료를 거론한 뒤 "미국의 제재가 문제를 해결했느냐. 세계가 더 좋아졌느냐"고 반문하며 "미국의 러시아 제재가 우크라이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유럽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문제를 처리할 때 중국과 기타 국가의 정당한 권익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