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CJ대한통운 대리점 연합과 협상 중단…결렬은 아냐"(종합)

"노조가 동의할 수 없는 안 요구…본사 개입 의심"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25일 CJ대한통운 대리점 연합과의 협상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상 타결을 위해 '부속합의서 복귀 후 논의' 등 양보안을 제출했으나 쟁의행위 일체 중단과 대체배송 조건을 다는 등 대리점 연합에서 노조가 동의할 수 없는 안을 요구해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리점 소장들이 대체배송을 하면 자신들의 수익도 생기지 않아서 서로 손해 보는 것 아닌가.

대체배송이 허용된다면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것은 원청인 CJ대한통운"이라며 "사실상 CJ대한통운이 이번 대화에 개입해 중단시킨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노조는 이번 대화 중단이 '대화 결렬'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유성욱 택배노조 CJ대한통운 본부장은 "일부 언론에서 지금 상황을 결렬이라고 표현하는 데 매우 유감스럽다는 뜻을 전한다"며 "우리는 파업을 해결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고, 지금도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화에 참여한 남희정 택배노조 서울지부장은 취재진과 만나 "오전까지 대화에 나왔던 대리점 연합회장이 갑자기 건강상 이유를 들어 오후 대화에 나오지 않았다. 전화기도 꺼놨다"며 "노조가 이렇게 끌려다니는 대화를 이어갈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주최 측 추산 700여명의 택배노조 조합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며,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노숙 농성을 전개하는 한편 108배와 촛불집회도 이어갈 계획을 밝혔다.

진경호 위원장이 '아사단식'을 벌이고 있는 CJ대한통운 본사에는 50여명의 최소 인원이 남아 점거 농성을 계속하고, 나머지 조합원들은 청와대 앞에서 사태 해결을 촉구할 것이라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자유대한호국단은 이날 오전 서울경찰청에 택배노조원들 체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단 대표는 "경찰이 강력한 공권력을 행사해달라. 노조원들이 회사 업무를 장기간 마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로 파업 60일·CJ대한통운 점거 농성 16일·진경호 위원장 아사단식 5일째를 맞은 택배노조는 지난 23일부터 대리점 연합과 협상을 벌여왔으나, 당일배송과 주6일제를 담은 부속합의서 등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