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험지' 훑은 윤석열, 어퍼컷 날리며 주말 표밭갈이

인천서 시작해 서울 서남부 공략…지역 맞춤형 공약 제시
이준석, TK서 '열정 열차' 운행…尹도 내일 합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주말인 26일 대선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히는 수도권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를 시작으로 서구와 부평구를 거쳐 서울 양천·구로·마포·은평구 등 민주당 당세가 강한 '서부 벨트'를 돌았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 실정을 파고드는 데 주력했다.

그는 "자기들끼리 자리 차지하고 이권을 나눠 먹다 보니 이렇게 엉망"이라며 일자리 정책, 부동산 정책, 대북 정책 등이 전반적으로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비리 의혹도 파고들었다.

이 후보를 사실상 대장동 게이트의 주범으로 지목하며 "민주당이 정상적인 정당이면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었겠나"라고 따졌다.

자신을 '대장동 몸통'이라 역공하는 데 대해선 "국민을 가재나 게 정도로 보고 무시하는 거짓말", "이 정도 되면 볼 장 다 본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지역별 표심 공략도 돋보였다.

양천구 목동에서는 "집 한 채 있는 분들은 월급은 안 오르는데 세금만 올랐다"며 "집 팔아서 세금 내려면 또 양도소득세를 엄청나게 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구로구 신도림역 앞에서도 "민주당의 20년, 30년 집권을 위해서 주택 재건축·재개발을 막아야 한다고, 집권을 위해서라면 국민이 고통을 받아도 안하무인 아닌가"라고 성토했다. 대단지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이 많은 지역인 만큼 재산세·종부세 상승에 따른 불만이나 재건축·재개발 열기를 건드리는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마포구 경우회를 방문해 "제가 대통령이 되면 경찰청장의 장관급 직급 상향을 반드시 하겠다"며 "경무관 이상의 20% 정도를 순경으로 시작한 분들이 올라갈 수 있도록 공약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여권 성향 유권자들의 민심을 끌어당기기 위한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윤 후보는 인천 부평구 유세에서 "민주당의 양식 있고 훌륭한 정치인들과 합리적이고 멋진 협치를 통해 경제를 번영시키고 대한민국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의 민주당'을 좌파 운동권 세력이라고 깎아내리면서도 "과거 민주화운동을 해오신 아주 양식 있고 훌륭한 분들이 (민주당에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며 분리 대응했다.

어느새 트레이드 마크가 된 '어퍼컷' 세리머니를 이날도 유세 때마다 반복했다.

한꺼번에 10여 차례 어퍼컷을 내지르는가 하면, 유세에 동참한 청년들과 함께 어퍼컷을 선보여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에서 윤 후보와 합동유세를 한 뒤 무궁화호를 빌린 '열정 열차'를 타고 경북 문경, 예천, 영주를 차례로 방문했다.

이 대표는 예천 유세에서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을 거론하면서 "예천에도 그런 인프라를 하나씩 구축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천이) 경북에서 투표율과 득표율 1등을 한다면, 지금 대구에 있는 경북도당을 예천으로 옮기겠다"며 "예천을 경북 중심 도시로 예우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오는 27일 이 대표가 탄 유세 열차에 합류해 경주에서 포항까지 합동 유세를 벌일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