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고향 안동 찾아 큰절·울먹…"가는 길에 용기 달라"(종합)

모친 2주기 앞두고 페이스북에 '사모곡'…예정없던 영주도 방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8일 고향인 안동을 찾아 "제 모체와 같은 곳이다. 여러분들이 저를 따뜻하게 맞아주신 것처럼 앞으로 가는 길도 용기를 좀 많이 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저녁 대구·경북(TK) 유세 도중 안동시 웅부공원에서 마이크를 잡고 '고향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1964년 안동에서 태어나 성남으로 온 가족이 이주하기 전까지 유년 시절을 보냈다. 이 후보는 연단에 서자마자 "우리 고향, 저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이 안동, 우리 선배님, 동료들, 후배님들한테 큰절 한번 해야겠다"면서 절을 했다.

그는 안동을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로 칭하면서 "독립운동가와 항일운동가가 많고, (안동 사람들은) 선비정신으로 치사하게 살지 않고 바른길로 간다.

저는 제정신의 상당 부분이 그런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우도 죽을 때는 고향으로 머리를 두고 죽는다고 하고 고향 까마귀만 봐도 반갑다는데 제가 여러분이 얼마나 소중하고 반갑고 존경스럽겠느냐"면서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유년 시절 이야기를 구구절절 늘어놓던 그는 지난 2020년 3월 타계한 어머니 고(故) 구호명 여사도 언급했다.

"제게 칼날 위를 걷는 것처럼 살아왔는데 일탈하지 않고 그 불가능한 도전을 한 원천이 무엇이냐고 묻는 경우가 많은데 생각해보니 그 이유는 어머니였다"면서 잠깐 말을 잇지 못하더니 코끝이 찡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날 유세 중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도 어머니를 회고하며 "(어머니가) 자식의 정치적 성취보다 화목한 가정을 더 바라시지 않았을까.

정치에 뛰어들어서 (어머니가)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감내하시게 했다.

늘 가슴 졸이는 아픔을 드린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이 끝나는 주, 일요일에 찾아뵙겠다"면서 "어떤 결과를 가지고 가든, 어린 시절 김매시다 일어서서 제가 품에 안길 때까지 기다려주시던 어머니 그대로이겠지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마도 좋은 결과로 찾아뵈어도 또 다음을 노심초사 걱정하실 어머니이지만, 좋은 성적표를 들고 찾아뵈면 더 기뻐하지 않으실까 싶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예정에 없던 영주도 방문해 유세를 펼쳤다. 영주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전날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으로 유세를 취소한 곳이다
그는 "'영주가 왜 빠졌냐, 다음에 올 기회가 있냐'고 물어봤더니 없다더라. 그래서 약간 무리하는 것이지만, 안동에서 서울 가는 길에 영주가 있지 않냐"며 자신의 요청으로 영주 유세가 추가됐음을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