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형 당뇨' 치료길 열린다…"억제 유전물질 발견"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비만형 당뇨의 원인인 엔도트로핀의 분비를 억제할 수 있는 유전 물질을 찾아냈다고 7일 밝혔다.

UNIST에 따르면 생명과학과 박지영 교수 연구팀은 '마이크로리보핵산-29'(miRNA-29)라는 유전 물질이 엔도트로핀 분비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엔도트로핀은 세포를 둘러싼 제6형 콜라겐에서 잘려져 나온 신호 전달 물질이다. 지방세포 주변 환경을 변화시켜 염증을 일으키고, 조직을 섬유화해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가 2012년 최초로 발견했다.

이번 연구에서 박 교수팀은 일반인과 비만인 지방 조직을 대조 분석해 엔도트로핀을 분리해내는 단백 분해 효소를 찾아내고, miRNA-29로 이 단백 분해 효소 합성 자체를 억제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또 HIF1a 단백질이 단백 분해 효소와 제6형 콜라겐 합성을 촉진해 엔도트로핀 분비를 증가시킨다는 사실도 처음 밝혀냈다.

HIF1a는 암처럼 세포가 과다 증식해 산소가 부족한 환경일 때 합성되는 전사 인자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miRNA-29를 고지방식을 먹여 살찌운 쥐의 지방 조직에 투여하자 대조군 쥐에 비해 세포 염증, 섬유화, 인슐린 저항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특히 지방 조직에서 HIF1a 단백질을 합성하지 못하도록 유전자 변형된 쥐에서 그 효과가 더욱 뚜렷이 나타났다.

박 교수는 "HIF1a 억제제를 miRNA-29와 병용 투여하면 세포 독성은 억제하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이 같은 전략은 비만 연관 당뇨 치료뿐만 아니라 엔도트로핀의 생성이 많이 증가한 상태인 간 섬유화, 간암, 유방암 등 다양한 염증성, 섬유화 질환 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팀은 이 결과를 기반으로 엔도트로핀 생성을 원천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신약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다.연구 결과는 당뇨병의 생리학, 병태생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당뇨'(Diabetes)에 지난달 15일 온라인 공개돼 정식 출판을 앞두고 있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바이오 의료기술, 선도연구센터, 기초연구지원사업,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R&D 사업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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