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원 사우디 호위함 수주戰…현대重·아람코 합작사 나섰다

현지 조선사 IMI와 공동 참여
4000t급 신형 호위함 5척 건조
업계 "현대重 수주 가능성 높아"
현대중공업이 최대 3조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신형 호위함 사업 수주에 나섰다. 사우디 국영 에너지업체 아람코 등과 합작 설립한 현지 조선업체 IMI와 공동으로 수주전에 참여한 만큼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6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IMI와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방위사업 공동 수주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IMI는 현대중공업그룹이 2017년 아람코 등과 합작해 설립한 조선업체다. 내년 완공을 목표로 현지에 초대형 조선소가 건설되고 있다.이번 MOU를 통해 현대중공업과 IMI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 발주가 예상되는 사우디 정부의 신형 호위함 사업에 공동 참여하기로 했다. 4000t급 호위함 5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예상 사업 규모는 약 20억~25억달러(약 2조5000억~3조원)다.

현대중공업은 6~9일 사우디에서 열린 국제방산전시회 ‘WDS 2022’에 참가해 사우디 호위함을 비롯한 10종의 함정 모형을 선보였다. 박람회에서 현대중공업이 공개한 호위함(HDF-3800SA·사진)은 만재배수량 3800t급으로 설계됐다. 사우디 정부가 요구하는 대공, 대함, 대잠, 전자전 능력을 대폭 강화한 군함이다. 2019년 한국을 방문한 사우디 통치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 모델과 비슷한 한국의 대구급 호위함에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수주전 경쟁 상대로는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업체들이 거론되고 있으나 현지 업계는 현대중공업의 수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수주 조건으로 건조 과정 일부를 현지에서 수행해 고용 창출 등에 기여하는 ‘로컬 콘텐츠’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합작 조선소를 확보한 현대중공업에 유리한 조건이다.현대중공업은 내년 말 수주 계약 체결을 기대하고 있다. 5척 가운데 일부를 우선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서, 나머지를 IMI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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